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伊 '원인 불명' 확진자 무더기 발생…"곧 통제범위 벗어난다"

■유럽서도 코로나 공포 확산

누적 감염자 219명·5명 숨져

베네토 등 2개州 이동제한령

주변국들 방역강화 나섰지만

전파 경로 모르는 환자 속출

이란서는 닷새만에 12명 숨져





이탈리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확인되면서 이곳을 포함한 유럽 전역이 공포에 휩싸였다. 이탈리아 정부가 지난달 첫 확진자 발생 직후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강경 대응에 나섰지만 원인 불명의 감염 사례가 속출하며 확진자가 200명을 넘어선 것이다. 이란에서도 코로나19 사망자 4명이 추가로 나오면서 국제사회에서는 이탈리아와 이란이 유럽·중동의 ‘슈퍼 전파자’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이탈리아 보건당국은 24일(현지시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가 이날 기준 219명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지난 20일까지 확진자가 3명에 불과했지만 최근 나흘간 조사에서 216명의 확진자가 추가로 나왔다는 것이다. 중국·일본·한국 등 아시아국을 제외하면 최다 기록이다. 코로나19 감염 누적 사망자도 5명으로 늘었다.



이탈리아는 지난달 30일 로마를 찾은 60대 중국인 부부가 코로나19의 첫 감염자로 판정되자 바로 다음날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유럽 국가 중 처음으로 중국 본토는 물론 홍콩·마카오·대만 등을 오가는 직항 항공편 운항을 전면 중단하며 중국인 유입 차단에도 힘썼다. 이러한 대응 덕분에 이탈리아에서는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 우한에서 전세기를 타고 돌아왔다가 양성 판정을 받은 29세 남성을 제외하고는 이달 20일까지 추가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추가 확진자가 무더기로 등장하면서 이탈리아 보건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당국의 역학조사 결과 밀라노에서 남동쪽으로 약 70㎞ 떨어진 코도뇨 마을에 거주하는 38세 남성이 ‘슈퍼 전파자’ 역할을 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이 남성이 어떻게 바이러스에 감염됐는지는 여전히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이탈리아 전체 경제의 약 30%를 담당하는 롬바르디아와 베네토주가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아 마비 직전 상황에 이르자 정부는 5만명이 거주하는 롬바르디아·베네토주 11개 마을에 이동제한령을 내리고 입출입 통제에 나섰다. 베네토주가 이탈리아 최대 축제 ‘베네치아 카니발’ 진행을 이날 밤부터 잠정 중단하고 남은 일정을 모두 취소하는 등 지방자치단체들도 추가 감염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총력전을 펴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며 23일(현지시간) 이동제한령이 내려진 이탈리아 롬바르디아주 로디시의 한 슈퍼마켓 앞에서 주민들이 생필품을 사기 위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로디=EPA연합뉴스


이탈리아 인접국들에도 비상이 걸렸다. 독일과 프랑스를 제외하면 대부분 국가가 확진자 한자릿수를 유지하고 있지만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사례들이 이탈리아 국경을 넘을 경우 유럽 전체의 방역체계가 마비에 이를 수 있다는 우려가 고조되는 것이다. 이에 오스트리아 정부는 이날 이탈리아 국경 지역에서의 출입국 관리 강화 여부를 논의하기로 했고 롬바르디아주와 접한 스위스 티치노주는 코로나19 의심증세를 보이면 모두 격리하고 검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프랑스 당국도 이탈리아에서 자국으로 들어온 고속버스 한 대에 코로나19 의심 환자가 있다는 신고를 받고 즉각 해당 버스를 격리 조치했다. 다만 유럽연합(EU) 측은 여러 비상대책을 준비하고 있다면서도 현재 회원국 간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한 셍겐조약 내용의 조정을 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란에서도 이날 코로나19 사망자가 4명 추가로 발생하면서 유럽과 함께 중동도 충격에 빠졌다. 첫 사망자가 나온 뒤 닷새 만에 누적 사망자가 12명으로 증가한 것이다. 쿠웨이트·바레인·이라크에서 이날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으며 3명의 쿠웨이트 확진자는 이란에 성지순례를 다녀온 것으로 알려졌다. 쿠웨이트 정부는 21일 이란행 항공노선을 일시 중단하고 이란과 이어진 국경 출입국 검문소를 차단했다.

폴 헌터 영국 이스트앵글리아대 교수는 “전 세계적인 유행병을 막기 위한 우리의 능력이 다한 뒤에 다가올 변곡점(tipping point)이 지난 24시간 이후 더 가까워지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코로나19를 통제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경고했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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