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종목 시세보기

서울경제

HOME  >  오피니언  >  기획·연재

[현정택의 세상보기] 코로나19와 중국유학생

정석인하학원 이사장
中유학생 방역 비상걸린 대학가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 위해서도
건강·생활편의 등 관리 신경써야

[현정택의 세상보기] 코로나19와 중국유학생

병원·교회·군대 등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망이 차례로 뚫린 가운데 봄 학기를 맞는 학교에 대한 걱정이 많다. 특히 중국 유학생이 7만명이나 되는 대학들에 비상이 걸렸다. 중국 학생을 수용할 격리된 기숙사를 준비하고 공항에서 픽업해 학교로 이동하는 교통편을 마련하며 마스크·손소독제·자가진단기를 담은 비상키트를 나눠주는 등 부산하다.

일본도 코로나19가 번졌지만 봄 학기가 우리보다 한 달 늦은 4월1일 시작돼 사정이 나은 편이다. 도쿄대학 홈페이지의 일어 및 영어본에 일본 후생노동성 공문을 기초로 한 코로나19 유의사항이 게시됐지만 정작 중국어본에는 아직 경고도 없다. 진원지인 중국 베이징대와 칭화대는 지난주 개강했지만 대부분 온라인 강의만 시행되고 있는 상태다.

중국 유학생에 대한 방역의 키는 개강 전 학생들이 한국에 도착해 코로나19의 잠복기간인 2주 동안 자가격리를 하는 것이다. 이 기간에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감염이 없다고 확인되면 다른 학생과 수업을 함께 들어도 문제가 없다. 자가격리를 위해 기숙사를 이용하는 방법이 가장 낫지만 수용 능력이 부족하므로 개인적으로도 해야 하는데 이 모니터링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지역사회 전파 가능성이 생긴다.

정부는 중국 유학생 관리를 위해 예비비 42억원을 쓰기로 했지만 돈으로만 해결이 안 되는 문제도 있다. 학교에서 유학생이 단체로 묵을 임시숙소를 어렵사리 준비했는데 인근 주민들이 반대하고 해당 기초자치단체장도 이에 동조해 무산된 일이 있다. 밀착 모니터링을 불가능하게 해 지역사회의 코로나19 확산을 막는 데 태클을 건 꼴이다. 중국 학생들에 대한 인격 모독의 글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는 일도 지양해야 한다.

차제에 수업 분위기도 흐리고 한국 학생들의 공부에 지장을 주는 중국 학생들의 유학을 막아야 한다는 과격한 의견도 있다. 그런데 세계 패권을 놓고 중국을 견제하는 미국에도 37만명의 중국 학생이 있으며 주중 미국대사는 지난해 11월 중국 청년보(靑年報)에 “미국은 중국 학생을 환영한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호주에도 중국 학생이 20만명 있으며 시드니대학의 중국 유학생 수입은 연 3,000억원 정도로 전체 수입의 약 25%다. 한국도 중국 학생 숫자가 4,000명에 육박하는 대학이 생겼으며 등록금 수입의 20%를 외국인에게 의존하는 곳도 있다. 국내 대학생 등록금을 10년째 동결하고 외국 학생들은 정원과 관계없이 뽑을 수 있도록 한 제도의 영향이 크다.

그러나 ‘유학생 장사’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외국 학생들을 재정수입원으로만 여겨서는 안 된다. 별도의 정원으로서가 아니라 학교가 학업과 진로를 연계시키는 책임을 다한다는 자세로 유학생을 대해야 한다. 생활편의를 돌봐주고 법률적인 문제와 코로나19 사례에서 나타난 바와 같은 건강문제에도 신경을 써줘야 한다. 학교 직원들의 국제화 교육을 통해 글로벌 환경에서의 대학 관리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한국의 청년실업률이 높지만 청년인구가 급격히 줄어드는 것도 엄연한 현실이다. 긴 안목에서 외국인 노동력을 전문 분야에서 활용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일본은 외국인 노동자 중 대졸자 비중이 25%가 될 정도로 유학생을 채용하고 있는 점은 한국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미국과 호주에 유학했던 중국 학생들이 후에 중국 정부나 공공기관 책임자가 된 사례를 종종 본다. 필자가 국내 대학원에서 가르쳤던 제자도 후에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에 취업했다. 이러한 네트워크 구축도 우리의 자산을 쌓는 길이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XC
이 기사를 공유하세요.

이메일 보내기

보내는 사람

수신 메일 주소

※ 여러명에게 보낼 경우 ‘,’로 구분하세요

메일 제목

전송 취소

메일이 정상적으로 발송되었습니다
이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