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총회장이 2일 기자회견장에 박근혜 전 대통령 서명이 새겨진 금색 시계를 차고 나와 진위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당시 청와대 관계자들은 이 총회장의 ‘박근혜 시계’는 가품이라고 전했다.
이 총회장은 2일 오후 3시 경기 가평군 소재 평화연수원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이 총회장이 차고 있던 금장 시계에는 ‘박근혜’라는 글씨와 청와대를 상징하는 봉황문양이 새겨져 있었다.
이에 박근혜 전 대통령 부속비서관실 행정관으로 일한 이건용 미래통합당 조직국 조직팀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근혜) 대통령 취임 초기 대통령 시계 제작과 관련해 보고가 있었고 ‘은색시계’ 단 하나의 종류로 제작을 지시했다”며 “이후 탁상시계, 벽시계 등 다양한 기념품이 제작됐으나 ‘금장시계’는 제작된 바 없다”고 밝혔다.
이어 “제가 알기로는 청와대 봉황 마크 및 대통령 서명을 위조하여 사용할 경우 사법 처리가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별것이 논란이 되는 걸 보니 정말 신천지”라고 했다.
당시 총무비서관실에서 행정관으로 근무한 한 인사 또한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오늘 논란이 있어서 당시 시계 제작 담당자인 조달청 공무원 등에게 모두 확인해보니 시계와 시곗줄까지 모두 은장으로 된 한 가지 디자인 제품만 만든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만희 총회장이 차고 있던 시계는 100% 가품”이라고 말했다.
미래통합당의 친박계 재선 의원도 “은장 시계를 받은 적은 있지만 금장은 들어본 적이 없다”며 “상식적으로 대통령 기념 시계를 국민 정서에 안 맞게 금장으로 만들겠느냐”고 전했다.
박 전 대통령의 변호를 맡았던 유영하 변호사도 통화에서 “‘금장시계’는 없었고 시계 판에 날짜 판도 없었다. 이만희 총회장의 시계는 가짜”라며 “박 전 대통령 임기 중 금장된 시계나 날짜판이 있는 시계는 만든 적이 없다”라고 말했다.
이 총회장이 찬 시계와 비슷한 금장 시계는 지난달 19일 중고물품 거래 커뮤니티인 중고나라에서 49만원에 판매 등록돼 거래되기도 했다. 판매자는 “금도금입니다. 국회제작 의원용 새상품”이라고 설명했다.
/조예리기자 shar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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