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무결하지는 않지만 가장 확실한 예방책은 코로나19 유전자증폭(PCR) 검사로 이중삼중의 방어벽을 치는 것. 이왕준 명지병원 이사장(대한병원협회 신종 코로나 비상대응실무단장)은 “지금 우리가 활용할 수 있는 유일한 실용적 무기는 코로나19 유전자증폭(PCR) 검사 밖에 없다”고 말했다.
증상만으로 감기 환자인지 코로나19 환자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만큼 의심이 가는 환자, 모든 입원대상 환자에 대해 진료·입원 전 코로나19 검사를 받게 해 운영중단 리스크와 응급·중증환자 치료 공백 발생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서울의 ‘빅5 병원’(삼성서울, 서울대, 서울성모, 서울아산, 세브란스)들은 코로나19 확진자가 집중된 대구와 경북 일부지역 환자들에게 중증·응급 상황이 아니면 2주 정도 진료를 미뤄달라고 권유하거나, 선별진료소에서 먼저 코로나19 검사를 받도록 하고 있다. 입원 대기자도 증상과 관계 없이 모두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 한다.
서울대병원은 이 지역 암, 중증 심혈관계 질환자 등 치료를 위해 52병상(중환자실 10, 외과계 22, 내과계 20) 규모의 ‘위기대응병동’을 별도로 마련했다. 정승용 진료부원장은 “대학병원 본연의 역할은 중증 희귀난치질환 치료”라면서 “감염병으로 인한 위기상황은 맞지만 치료가 급한 환자를 외면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는 응급실 진료를 받은 환자가 나중에 코로나19 확진을 받아 응급실이 폐쇄되는 병원이 잇따르자 지난달 17일부터 폐렴 등 호흡기 증상자를 응급실 밖 선제격리병동에 입원시키고 있다. 덕분에 지난달 19일 119구급차를 통해 발열을 호소한 폐렴 환자가 코로나19 확진을 받았지만 응급실 폐쇄를 모면했다.
국가지정 음압격리병상을 운영 중인 경기도 고양시 명지병원은 일찌감치 응급실 선별진료소와 호흡기 질환자 안심진료소를 운영해왔다. 2주 전부터는 폐렴 환자만 모아서 관리하는 폐렴감시병동을 만들고 모든 폐렴 환자에게 코로나19 검사를 한다. 음성(바이러스 미검출) 판정을 받아야 일반병동에 입원할 수 있도록 입원 대기자가 잠시 머무는 ‘입원선별병동’과 검체채취실(1인실 2개를 개조하고 음압시설을 보강)도 운영한다. 자체 코로나19 검사 건수를 하루 200건에서 최대 500건으로 늘리기 위해 건당 6~10시간이 걸리던 검사시간을 4~6시간으로 줄였고 곧 2~4시간으로 단축할 계획이다.
환자이송요원이 확진돼 폐쇄됐다가 9일 운영을 재개한 은평성모병원은 입원할 환자와 간병인에게 입원 전 코로나19 검사를 받도록 했다. 소아청소년·호흡기 환자를 일반 환자들과 완전히 분리된 공간에서 진료하는 ‘안심진료소’도 운영한다. 본관에서 진료를 받으려면 1층 정문 밖에 설치된 키오스크를 통해 발병지역 방문력, 해외여행력 등 코로나19 의심환자 등을 걸러내기 위한 기초적 질문에 응한 뒤 출입증을 받도록 했다. 출입증을 받지 못한 내원객은 별도 안내를 받거나 선별진료소 진료·검사 후 출입할 수 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