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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동 야단법석] 라임 이종필 출국정지 해제…檢 “곧바로 재신청” vs “중요 사건인데, 부적절”

라임자산운용 사태 피해자 측을 대리하고 있는 법무법인 우리 김정철 변호사가 14일 본인 페이스북에 공개한 이종필 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의 출국정지 해제 통지서./ 출처=김정철 법무법인 우리 변호사 페이스북




라임자산운용의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를 규명할 핵심 피의자인 이종필 전 라임투자자문 부사장에 대해 법무부가 출국정지를 해지했던 사실이 14일 공개됐다. 검찰은 이중 국적자인 이 전 부사장을 곧바로 출국정지 조치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나 법조계 안팎에서는 “다중 피해 금융 범죄로 주요 사건의 수사 과정이 매끄럽지 못하는 등 다소 적절치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라임자산운용 사태 피해자 측을 대리하고 있는 법무법인 우리 김정철 변호사는 이날 본인 페이스 북에 이 전 부사장의 출국정지 해제 통지서를 공개했다. 통지서에 명시된 날짜는 2019년 10월 16일로 ‘귀하(이 전 부사장)에 대한 2019년 7월 9일자 출국정지(출국 정지 기간 2019년 7월 9일~2019년 10월 16일)를 해제하였음을 통지한다’고 명시돼 있다. 날짜가 만료된 데 따라 이 전 부사장에 대한 출국 금지가 풀렸다는 얘기다.

김 변호사는 이날 서울경제신문과 통화에서 “장모 전 대신증권 반포WM센터장이 지난해 10월 중순께 이 전 부사장의 출국정지도 잘 해지됐고, 라임(자산운용)도 건재하다고 이야기하기 위해 투자자에게 카톡으로 보내 준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전 부사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가 11월 15일로 당시 한창 수사가 진행되고 있었다”며 “구속 수사를 염두한 인물에 대해 출국정지를 해제해 주는 등 말도 되지 않는 일이 벌어졌다”고 비판했다. 사유가 어찌 되었던, 사건의 핵심 피의자이자, 구속 수사를 준비하던 인물에 대해 출국정지를 해제한 자체가 부적절했다는 지적이다.

이에 검찰은 “’출국정지를 해지했던 건 사실이나 곧바로 재신청해 (출국정지가) 유지됐다”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기간 완료로 출국 정지가 해지됐다’는 통보가 이 전 부사장에게 가기는 했으나 즉시 출국정지 조치가 이뤄진 터라 실제로는 이 전 부사장이 해외로 나갈 수 있는 시간적 공백이 없었다는 설명이다.

지난 2월 19일 검찰 관계자들이 서울 여의도 IFC 내의 라임자산운용을 압수수색하고 압수물을 차로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남부지검 측 관계자는 “날짜 완료 등에 대비해 검찰은 곧바로 출국정지 신청을 다시 했다”며 “확인한 바에 따르면 (이 전 부사장이) 하루도 출국 정지가 풀린 적은 없다”고 말했다. 단 하루도 출국이 허용되지 않았던 만큼 이 전 부사장이 항공편 등을 통해 해외로 도피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다만 법조계 안팎에서는 검찰이 통상 사건 피의자의 경우 출국정지(또는 금지) 기간이 끝날 경우 재신청을 하기보다는 곧바로 연장으로 대응해온 터라 그 과정이 다소 이례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수많은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은 중대 사건인데다 주요 피의자 신변이 오랜 기간 확보되지 못한 만큼 검찰이 수사 과정에서 보다 신경을 써야 했다는 것이다.

이 전 부사장은 코스닥 상장사인 리드 경영진의 800억원대 횡령에 가담한 혐의로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의 수사를 받던 도중 잠적했다. 지난해 11월 15일 서울남부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을 예정이었으나 법원에 출석하지 않았다. 검찰은 엿새 뒤 그에 대해 지명수배를 내렸으나 넉 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아직 소재도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부사장이 호주나 미얀마, 캄보디아 등으로 도피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으나 검찰은 출국정지 조치가 내려진 만큼 국내에 머물고 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복수의 법조계 관계자는 “통상 주요 피의자의 경우 출국금지(또는 정지) 기간이 완료되기 전에 미리 연장 신청을 한다”며 “연장보다 새로 신청을 했다는 점에서 아마도 수사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출국금지(또는 정지) 공백이 생겨 핵심 피의자가 도피했다면 징계까지 가능한 중요 사항이나 그렇지 않다면 단순 업무상 착오로 봐야 한다”며 “다만 사건이 워낙 중대한 데다 핵심 피의자 신분 확보가 수사에 중요하다는 측면에서 검찰이 이 같은 수사 과정에 다소 적절하지는 못했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출입국관리법 제29조(외국인 출국의 정지)에서는 제4조 1항 또는 제 2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외국인에 대해 출국을 정지할 수 있다. 이에는 △형사재판에 계속 중인 사람 △징역형이나 금고형의 집행이 끝나지 아니한 사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액 이상의 벌금이나 추징금을 내지 아니한 사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액 이상의 국세·관세 또는 지방세를 정당한 사유 없이 그 납부기한까지 내지 아니한 사람 △대한민국의 이익이나 공공의 안전 또는 경제질서를 해칠 우려가 있어 그 출국이 적당하지 아니하다고 법무부령으로 정하는 사람 등이 포함된다.

또 법무부 장관은 외국인의 경우도 기간을 초과해 출국을 정지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그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출국금지 기간이 끝나기 3일 전까지 법무부 장관에게 이를 요청하는 방식이다.
/안현덕·조권형기자 alwa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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