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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필품 동나고 브로드웨이도 폐쇄...미국민 일상이 멈췄다

[코로나19 비상사태 선포한 美]

美 50개주 중 49개주서 발생

전체 확진자수 3,000명 육박

최악땐 20만명 이상 사망 추정

17개주 최소 2주 휴교령 발동

트럼프 재선가도에도 '먹구름'

14일(현지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코로나19 의심환자들이 차를 탄 채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 13일 코로나19 관련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면서 한국식 ‘드라이브스루 검사’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덴버=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 것은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자신의 재선 가도에 먹구름이 드리울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비상사태 선포가 미국 사회 내 위기감을 더욱 부추기면서 마트 곳곳에서 생필품이 동나고 정치행사를 비롯한 각종 집회도 줄줄이 취소되는 등 미국인들의 일상생활이 마비되는 수준에 이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현지시간) 비상사태를 선포하면서 원격 진료 활성화 등 코로나19 검사능력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자동차에 탄 채로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수 있는 ‘드라이브스루’ 검사 방식을 도입하고 다음달 안에 500만개의 검사 키트를 공급할 것이라고도 설명했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몇 주간 바이러스 위협을 경시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지금은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는 것을 미 국민에게 보여주려고 애썼다”고 전했다.



당초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를 독감과 유사하다고 주장하며 국가비상사태 선포에 주저했지만 최악의 경우 미국 국민의 절반 이상이 감염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결국 특단의 조치를 내놓은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뉴욕타임스(NYT)가 입수해 보도한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비공개 모델 분석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의 확산을 억제하려는 아무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 최악의 시나리오에서 미국 내 1억6,000만∼2억1,400만명이 감염돼 20만~170만명이 사망할 것으로 추산됐다.

코로나19 감염 논란으로 정치적 활동이 제약 받을 수 있다는 점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과의 만찬과 8일 모금행사를 포함해 최소 3명의 확진자와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14일 검사를 통해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외부 인사와의 접촉이 빈번한 만큼 비슷한 상황으로 다시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코로나19 위기가 민주당 내에서 최근 대세론을 펼치고 있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입장에서는 현직 대통령에 비해 유리한 이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공화당 내부에서 향후 몇 주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매우 중요한 고비가 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고 전했다.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의 한 극장 입구에 코로나19 확산으로 뮤지컬 공연이 중단됐다는 공지가 붙어 있다. /뉴욕=AFP연합뉴스


비상사태 선포가 보여주듯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세는 심각한 상황이다. CNN에 따르면 미 전체 50개주 가운데 49개주에서 확진자가 발생했으며 웨스트버지니아주에서 유일하게 확진자가 보고되지 않았다. 사실상 미국 전역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미국 전체 확진자 수도 3,000명에 육박하고 있다. 워싱턴주 다음으로 확진자 수가 많은 뉴욕주에서는 13일(현지시간) 첫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에 미 하원은 14일 무료 진단검사를 시행하고 근로자의 유급병가를 보장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코로나19 대응 지원법을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미 행정부는 또 유럽 26개 국가 외에 영국과 아일랜드에 대해서도 미국 입국금지 조치를 확대했다.

미국 내 사재기 현상은 ‘광풍’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마트 곳곳에서 손 세정제와 비누 등 코로나19 대응 용품들은 일찌감치 동이 났으며 일부 매장의 계산대에서는 더 많은 수량을 요구하는 고객과의 실랑이가 빚어졌다. 급기야 월마트는 사재기에 대응하기 위해 24시간 영업하는 전국 2,200여개 점포의 운영시간을 오전6시부터 오후11시로 단축하기로 했다. 텍사스 식품 체인점인 H-E-B는 계란·우유·빵·파스타 등 최소 12가지의 인기 있는 식료품 구매를 제한했다.

마트를 제외한 공공장소는 점차 통제되고 있다. 노스캐롤라이나·버지니아 등 17개주가 최소 2주 기간의 휴교령을 발동했다. 미국 교육전문매체 에듀케이션 위크는 휴교 조치로 영향을 받게 되는 학생은 모두 2,600만명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디즈니랜드와 디즈니월드 등 유명 테마파크와 뉴욕의 브로드웨이 극장가도 줄줄이 문을 닫았으며 유엔은 미국 뉴욕 본부의 직원에게 앞으로 3주간 재택근무를 지시했다. CNN은 코로나19 비상사태 선포 이후 미국인들의 “일상생활이 거의 마비됐다”고 전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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