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전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 대표가 “지난 25년간 몸담았던 정당을 떠나 대구 수성을 지역구에서 출마한다”고 밝혔다.
홍 전 대표는 17일 대구 수성못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갖고 “협잡·기망 공천의 희생양이 되어 광야에 나 홀로 서 있다. 홍준표를 살려줄 곳은 오직 내 고향 대구뿐이라는 절박한 심정으로 시민 여러분만 믿고 낙동강을 거슬러 올라왔다”고 말했다.
그는 “한 번도 당을 떠난 적이 없는 저로서는 잘못된 협잡 공천과 대선 경쟁자 쳐내기라는 일부 세력의 불순한 음모 때문에 잠시 당을 떠나 광야로 나가고자 한다”며 총선 후보 등록 직전인 25일 탈당계를 제출하고, 총선 후 통합당으로 되돌아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어 “공천관리위원회가 저지른 협잡 공천의 불공정과 불의를 바로 잡아달라고 황교안 대표에게 요청했지만, 황 대표는 거부했다”며 “이제 홍준표의 길을 가겠다. 지금부터는 오직 홍준표의 시간”이라고 덧붙였다.
홍 전 대표는 “94년 전 대구의 민족시인 이상화는 ‘지금은 남의 땅, 빼앗긴 들에도 봄이 오는가’라고 외쳤다”며 “현 정권에게 우리 대구가 ‘남의 땅’이 된 것은 아닌지, 수성벌이 ‘빼앗긴 들’로 취급되는 것은 아닌지 참담한 심정을 감출 수 없다”고 말했다.
총선 후 야권 분열에 대한 질문에는 “야권이 분열되지는 않고 정계 개편이 될 것으로 본다”면서 “다만 주도 세력은 바뀔 것”이라고 예상했다.
창녕을 떠나 대구 출마의 이유로는 “창녕은 저를 낳아준 고향이고, 대구는 저를 키워준 고향”이라며 “고향 땅에서 고향을 위해 일하고 싶다는 고향 정치를 향한 열망과 도전은 계속해서 이어져 왔다”고 호소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대구 수성갑 공천에서 배제된 이진훈 전 수성구청장, 경북 경산에서 배제된 이권우 예비후보 등 일부 무소속 출마 선언 후보들이 동석해 눈길을 끌었다.
/김진선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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