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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어려운데 파업하면 분명 민폐"

[노조원도 반대하는 현대重 파업]

"돈밖에 모르는 집단" 비판 잇달아

파업 참여도 1만명중 400명 불과

현대중공업 노동조합 조합원들이 20일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마스크를 쓰고 비옷을 입고 파업 집회를 하고 있다. /시진제공=현대중공업 노조




20일 현대중공업(009540) 노동조합의 부분파업 강행에 노조원들이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해소를 위한 지역사회와 산업계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19일 사내소식지를 통해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한 전사적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 생각이냐”며 “실제 확진자가 발생한 현대건설기계와 현대자동차·삼성전자 등은 공장 가동 중단으로 생산 차질을 겪기도 했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 사내 현장조직인 ‘현장 희망’은 “소규모 모임에서도 집단감염이 발생하는 가운데 수백·수천이 모이는 파업을 한다는 건 분명 민폐”라며 “파업 취지가 아무리 정당하더라도 집단 이기주의로 매도당할 것”이라고 했다.

노조 홈페이지에는 “지금 파업을 강행하면 신천지 꼴밖에 안 난다” “코로나 사태에 파업 강행은 돈밖에 모르는 노조로 웃음거리가 될 수 있다”는 식의 비판글이 잇따르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파업 참여도 이전보다 저조했다. 전체 조합원 1만명 중 이번 파업 참가자는 400여명에 불과했다.



노조는 이번 파업의 책임을 임금교섭을 지연시킨 경영진에게 돌리고 있다. 노조는 해고자 복직과 물적분할 불법파업 손해배상 등 ‘현안’에 대한 해결을 임단협 타결 조건으로 내걸었지만 사측은 “폭력을 눈감아줄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회사 측은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운 경제상황을 고려해 지난해 성과급을 조합원에게 우선 지급하고 임금협상을 조속히 마무리하자고 노조에 13일 제안했으나 노조는 성과금 산출 기준에 노조 제안이 반영되지 않았다며 거부했다.

노조가 파업을 강행한 것이 노조의 내부 불만을 잠재우기 위한 결정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해고자 문제로 교섭이 지지부진하자 해고자 문제를 분리해서 봐야 한다는 조합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고, 노조 내에서 대의원 선거구 조정 등을 둘러싼 갈등까지 불거지고 있다”며 “내부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파업을 서둘렀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례 없는 산업계의 위기에 노사가 갈등보다 상생하는 전향적 태도를 보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울산 태화강을 경계로 마주 보고 있는 대표적으로 파업이 잦은 현대자동차 노조는 회사 상황을 고려해 갈등을 최소화하겠다고 나섰고, 9개월 동안 교착 상태였던 현대제철 노사도 이달 임단협을 마무리했다. 울산상의는 호소문을 통해 “지금은 노사가 힘을 합칠 때이지 파업으로 허비할 시간이 없다”면서 ”아무리 의견이 달라도 감염병 확산과 이로 인한 경제위기가 심각한 상황에서 노조는 파업을 자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동희기자 d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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