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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한국형 그린뉴딜' 미래 대비한 전환적 투자돼야

윤제용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원장

  • 한재영 기자
  • 2020-03-27 09:16:03
  • 정책·세금
[기고] '한국형 그린뉴딜' 미래 대비한 전환적 투자돼야
윤제용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원장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국내외적으로 감염병에 대한 관심과 우려가 그 어느 때 보다 뜨겁다. 하지만 돌이켜 보면 올해뿐 아니라 지난 수년간 세계는 많은 ‘신종 바이러스’로 인해 수많은 희생과 경제적 대가를 치르고 있다. 최근에는 놀랍게도 많은 과학자들과 전문가들이 신종바이러스의 확산이 기후변화와 생태계 훼손과 연관되어 있다고 말한다. 또한 최근 국제에너지기구(IEA)에서는 신종코로나 대응하는 경기회복 수단으로 에너지 부문에 대한 투자 확대와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에너지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안하였다. 이러한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은 최근 더욱 두드러진다. 다보스 포럼에서는 2020년 향후 발생가능성이 높은 리스크 상위 5가지를 모두 기후변화와 환경관련 이슈로 선정하였고, 과학자들 역시 기후 및 환경 관련 이슈를 최상위에 두었다.

세계적 위기 의식에 따라 각 국에서는 기후 변화 해결책으로 그린뉴딜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대하였다. 지난해 미국 하원에서는 ‘그린 뉴딜’ 결의안이 제출되기도 하였고, 유럽연합(EU)에서는 ‘유럽 그린딜’을 발표하며 세계의 주목을 끌었다. 이미 국내에서도 ‘그린 뉴딜’ 정책 도입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그린뉴딜은 경기부양을 목적으로 사회간접자본(SOC)에 대한 집중적 재정확대를 의미하는 기존 뉴딜의 개념을 환경 분야에 적용하자는 것이 주요 골자이다. 뉴딜정책은 1932년 미국에서 대공황을 극복하기 위해 공공사업을 통해 추진하여 성공한 사회경제정책을 말한다. 정치권에서는 그린뉴딜을 총선 공약으로 제시했으며, 정부에서도 올해 업무계획에서 녹색산업을 확대하기 위한 수단으로 그린뉴딜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하였다. 이러한 관심과 지지는 환경 분야에 대한 재정 확대 필요성이 어느 정도 사회적 합의에 기반한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침체된 우리사회의 경기부양과 고용활성화를 위한 시의적절한 대책으로서의 의미도 갖는다.

반면 최근 미세먼지, 폐기물, 화학물질안전 등과 같은 환경 문제가 중요한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었다. 기획재정부가 매년 실시하고 있는 국민참여예산 사업 제안에는 환경 분야 사업이 교육, 고용, 국방과 같은 분야에 못지않게 높은 수준으로 제안되고 있다. 그간 경제성장을 이루면서 다른 이슈들에 밀려 있었던 환경문제가 우선순위가 높은 사회적 과제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국내에서 그린뉴딜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어 보인다.

그린뉴딜은 지속가능한 녹색사회로의 전환이라는 도전적인 과제 속에서 그 해답을 찾아야 한다. 이는 최근 국내 환경문제가 과거 급속한 경제발전 시기부터 누적된 환경압력의 결과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에서 기인한다. 예를 들면, 미세먼지 문제는 에너지 집약적 산업구조와 화석연료 중심 에너지시스템의 결과이다. 폐기물과 화학물질안전 문제는 지속가능한 자원의 사용과 관리를 위한 기술 축적과 수용, 인프라 구축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이다. 이러한 경제·사회의 구조적 문제의 궁극적인 해결책은 지속가능한 사회를 구축하는 것이며, 이를 위한 전환적 변화에서 그린뉴딜은 그 필요성이 크게 조명 받고 있다. 이는 미래학자 제레미 리프킨이 그의 저서 ‘글로벌 그린 뉴딜’을 통해 주장한 핵심내용이기도 하다. 특히 국내에서 높은 사회적 관심에도 불구하고 중요한 환경이슈들이 조속히 개선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로 충분하지 못한 재정의 확보와 투자를 들 수 있다. 올해 환경 분야에 배정된 예산은 9조원으로, 총지출 521조3,000원 중 1.7%에 불과하다. 그나마 전년 7조4,000억원에 비해 21.8% 증가한 결과이나, 현재 산적한 환경 도전들을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녹색전환을 차질없이 추진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규모이다. 이는 상대적으로 많은 국가 환경개선 투자가 매년 소극적으로 이루어질 수 밖에 없는지를 보여준다.

무엇보다도 ‘뉴딜’ 방식의 재정정책 수단이 갖는 가장 큰 장점은 경기부양이라는 공통적 특징이다. 더불어 일반예산 제약에서 벗어나 특정 분야에 집중적인 투자가 가능하다. 특히 경기 침체 시 유휴 자본과 노동의 미래를 대비한 투자에 활용하는 동시에 일반예산으로는 추진이 어려운 대규모 사업에 활용 가능하다. 그린뉴딜의 경우라면, 고질적인 환경압력을 근원적으로 해소하거나 환경적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대규모 인프라를 확보하는 수단 등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현 시점의 한국 사회에서 이러한 그린뉴딜은 어떻게 추진되어야 할까?

먼저, 그린뉴딜의 방향은 미래 지속가능발전을 대비한 전환적 투자가 되어야 한다. 특히, 우리나라의 높은 에너지집약도와 화석연료 의존도를 획기적으로 해소하지 않으면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미세먼지 문제와 기후변화는 극복이 어렵다. 이는 에너지 전환과 산업구조 변화라는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전환적 변화를 전제로 하고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준비하는 시기를 놓친다면 우리사회에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 따라서 그린뉴딜의 방향은 이를 위한 준비과정으로 설정되어야 한다.

다음으로 그린뉴딜은 우리가 지향하는 사회로 전환하기 위한 도구로서 4차산업혁명 기술들을 적극 활용하여야 한다. 산업, 교통, 에너지 부문에 접목되고 있는 혁신적 기술은 환경 부하 발생 양태를 변화시킨다. 동시에 환경 개선을 가능하게 하는 새로운 기술적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언급되었듯이 최근 IEA는 코로나 대응 경기회복 수단으로 에너지 부문에 대한 투자 확대를 제안하고, 인류가 ‘청정에너지전환’을 위한 역사적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고 그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하였다. 미래기술과 연결된 에코스마트도시 역시 환경-에너지 부문의 디지털전환으로 우리 사회가 맞이할 가장 확실한 미래이다.

또한 그린뉴딜은 분배적 개선을 통해 ‘포용적 녹색전환’을 달성하는 좋은 수단이다. 도시 지역 비해 상대적으로 환경-에너지 인프라가 부족한 농어촌 및 낙후지역과 주력 산업에 비해 노후된 산업단지에 대한 환경-에너지 성능 개선 투자는 그린뉴딜 정책이 놓쳐서는 안되는 요소이다.

마지막으로, 그린뉴딜 전략에는 그 추진을 지원할 제도 및 정책이 함께 포함되어야 한다. 환경-에너지 분야 조세와 보조금의 개편, 재원의 안정적 조달 및 민간자본 유입을 촉진할 녹색금융의 확대는 반드시 그린뉴딜과 병행하여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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