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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기업
[토요워치] 通通한 재택근무에 '업무 군살' 쏙~

■ 일과 삶, 슬기로운 동거생활

출퇴근·보고 비효율 거품 없애

'딴짓' 오해받을라 알아서 척척

업무 행간 파악 고충은 한계로

서울 종로구 한국마이크로소프트(MS) 사옥이 재택근무로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출퇴근 스트레스가 없어진 것만 해도 업무 능률에 크게 도움이 됐습니다. 얼굴 보면서 일할 때 의사결정이 더 빠른 것 같았지만 재택근무 소통 원칙을 세우고 문화가 정착되니 속도가 붙어 불편함을 느끼지 못합니다.”

약 한 달째 재택근무 중인 국내 철강 업체 김모(41) 차장이 전한 소감이다. 처음에는 다소 어색하고 불편했지만 꾸준히 효율성을 높이는 방법을 찾다 보니 업무에서는 큰 공백이 생기지 않았다는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재택근무를 하게 된 직장인들은 대체로 새로운 업무 형태에 만족하고 있다. 돌발 악재가 부른 고육지책이지만 오히려 비효율 거품을 걷어내는 기회가 됐다는 시각도 많다. SK텔레콤이 재택근무 한 달을 맞아 설문조사를 한 결과 ‘평소와 유사하거나 더 효율적’이라는 답변이 63.7%에 달했고 ‘다소 불편하지만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응답도 34.0%를 차지해 무려 97%가량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직장인들이 재택근무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은 것은 출퇴근 시간이 줄고 직원들 간 잡담도 줄어 불필요한 시간 낭비가 줄었다는 점이다. 서울 노원구에서 판교까지 출퇴근에 왕복 5시간을 소비하던 이모 부장은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업무에 곧장 임할 수 있어 집중력이 향상됐다”고 했다.

집에서 일하면 느슨해지고 신속한 의사결정이 어렵다는 고정관념도 꺾였다. ‘딴짓하는’ 듯한 인상을 주지 않기 위해 오히려 ‘알아서’ 열심히 일하고, 온라인을 통해 결재자와 직접 소통하다 보니 오히려 일의 속도가 더 빨라졌다는 것이다. 외국계 화학 회사에 근무하는 방모씨는 “상사에게 하루 근무계획을 미리 보고하고 정기적으로 체크를 받기 때문에 오히려 성과에 대한 책임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홍보대행사에 근무하는 신모(34)씨의 경우 재택근무가 보고체계의 ‘교통체증’을 뚫는 계기가 됐다. 신씨는 “이전에는 보고서 하나를 올리기 위해 사수→팀장→임원 등의 사다리를 여러 번 오르내렸다”면서 “하지만 재택근무 후에는 팀장이 직접 수정을 하고 담당 임원도 지시사항을 한 번에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메신저로 보내와 효율성이 더 높아졌다”고 했다.

성공적인 재택근무를 위한 방법들도 진화하고 있다.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와디즈는 효율적인 재택근무를 위해 △메신저를 끊어 보내지 말고 전체를 한 번에 기록할 것 △같은 주제로 세 번 이상 메신저 대화가 오가면 전화통화할 것 등 구체적인 방법 열 가지를 제시하기도 했다.

직접 얼굴을 보면서 일하지 않기 때문에 좀처럼 극복하기 어려운 문제도 있다. 업무의 ‘행간 의미’를 파악하지 못해 지시의 민감도나 정확도가 떨어지는 경우가 종종 생기는 것이다. 또 구성원 간 아이디어 공유가 필수적인 일부 업종에서는 재택근무 방식이 더 답답하다는 반응도 나온다. 일과 삶의 경계가 모호한 데 따른 고충도 있다. 대기업에 근무하는 박모 과장은 “거래처와 통화 중인데 아이가 계속 울어 너무 민망했다”며 “재택근무 환경이 사무실보다 못한 경우에는 차라리 출근하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동희기자 d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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