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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사외칼럼
[한반도 24시]방위비 책임 떠넘기기, 韓美동맹 위협한다

홍관희 전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주한미군 수십조 전력비용 제공

방위비 대부분도 韓경제에 흡수

국가안보 통째로 잃지 않으려면

대폭적인 ‘추가 부담’ 감수해야

세기적인 전염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창궐로 개인 간 격리가 국가 간 격리로 이어지면서 현대 국제체제의 근간인 ‘상호 의존’이 심대하게 위협받는 상황에 처했다. 실물 및 금융경제 위기가 연동(interlock)돼 발생해 세계 경제 파국마저 우려된다. 이에 기축통화인 달러에 대한 수요가 폭증해 외환시장에서 환율은 급격히 상승했다. 다행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한국은행 간 통화스와프 체결로 600억달러 공급을 확보해 위기를 모면했다. 그 배후에 한미동맹의 강력한 버팀목 역할이 있었음은 두말할 나위 없다.

미북 핵 협상이 결렬된 가운데 2020년 들어 북한이 ‘새로운 길’이라는 슬로건하에 정면 돌파를 선언하고 이른바 ‘3종 세트’ 신형 전략무기 개발에 열을 올리는 것은 우리 국가안보에의 일대 경종이다. 북한은 그동안 저고도 변칙기동 이스칸데르(KN-23) 및 수백 개의 자탄 능력을 갖춘 에이태큼스(KN-24) 탄도미사일, 그리고 600㎜ 초대형 방사포(KN-25) 등을 개발했다. 그리고 엄중한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3월에만 네 차례의 시험발사를 통해 상승·하강 풀업 기동과 핵 탑재가 가능한 미사일 업데이트에 성공했다. 김정은이 겉으로는 대남·대미 화해 제스처를 취하지만 속으로는 무력증강에 골몰하는 저간의 상황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우리가 보유한 패트리엇은 물론이고 주한미군이 도입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미사일로도 북한의 신형 미사일을 막아낼 수 없기에 미국은 통합 미사일방어(MD) 체계를 구축해 대응하고자 하나, 문재인 정권은 한국형 미사일방어(KAMD)를 고집하며 이에 부정적이다. 한국형 방어는 킬체인 개념하에 공군력 우위의 선제타격을 전제로 하므로 북한 신형 무기의 일격에 먼저 당하면 속수무책이다. 실로 북한의 다종 세트 신형 전략무기에 대처하기 위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순간이다. 역량이 못 미치는 독자 방위에 집착하지 말고 한미 통합운용체제로 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머지않은 장래에 무슨 화를 당할지 모른다.

문재인 정부가 중국 편향 및 남북 군사합의·공조를 외교·안보전략의 우선순위에 둠으로써 국가안보가 크게 위태롭다는 강력한 비판이 안보 전문가들 사이에서 일었다. 그 결과 한미 안보 현안마다 혼란과 균열이 일어나고 있는데, 최근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협상이 동맹의 장래를 가름할 최대 이슈로 떠올랐다. 급기야 막판 협상이 결렬돼 한인 근로자에 대한 무급휴직이 불가피해졌다.

한국 측에서는 고육지책으로 ‘인건비 선(先)타결’ 방안을 제시했으나 미국 측이 그러한 미봉책으로는 근본적 해결이 되지 못하고 단지 문제를 지연시킬 뿐이라며 거부한 가운데 상대방에 협상 결렬의 책임을 떠넘기는 볼썽사나운 모습마저 연출되고 있다. 심지어 우리 사회 일각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몽니를 부린다’는 식의 인신공격성 비방까지 나온다. 정부는 이 ‘비정상’을 마냥 방관만 할 것인가.

알려진 대로 주한미군이 제공하는 전력비용은 방위비 분담과는 별개로서 수십조원 이상의 대규모로 추정된다. 미국은 경북 성주 사드 성능개량을 위해 2억달러(약 2,400억원)를 새로 책정했다. 북한의 변종 신형 미사일에 대처하기 위함이다. 더욱이 방위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주한미군 인건비 및 시설비는 우리 경제에 흡수돼 재생산 과정에 활용된다. 2020년 우리나라 총예산은 512조원을 넘고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긴급자금 100조원을 추가 배정할 만큼 경제가 성장해 있다. 미국이 48억달러(약 5조8,000억원) 분담을 요구했지만 협상 과정에서 유연해질 수도 있다.

우리 안보의 주축을 미군이 담당하는 상황에서 무의미한 ‘10% 인상’ 원칙에 얽매이지 말고 대폭적인 추가 부담으로 협상을 타결해야 한다. 기회비용 측면에서도 그것이 국익에 부합한다. 미국이 제공하는 ‘공공재’로서의 안보우산 가치를 외면하고 작은 이해(利害)에 집착하다 국가안보를 통째로 잃어버리는 소탐대실을 자초해서는 안 된다. 미국의 요구를 핑계로 삼아 동맹 균열을 방치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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