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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제조업체가 숨은 영웅" 말로만 그쳐선 안 된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이 국내 제조업을 코로나19 사태 극복의 ‘숨은 영웅’이라고 평가했다. 김 차관은 11일 페이스북을 통해 “코로나 위기는 우리 가까이 있는 공장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해준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환경이나 입지 규제를 조금씩 어겼다는 이유 등으로 구박을 받아가며 어떻게든 국내에 뿌리를 내리고 사업을 영위해온 수십만 제조회사와 종사자들에게 숨은 영웅이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김 차관의 언급처럼 우리나라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제조업 비중이 27.8%로 제조업 강국인 독일(21.6%), 일본(20.8%)보다도 높다. 하지만 국내 제조업이 처한 현실은 엄중하다. 지난해 코스피 상장기업의 21%가량이 영업이익으로 은행 이자도 내지 못했다. 전체 상장기업의 악성 재고도 1년 새 역대 최대치인 10%나 증가했다. 공장 가동률은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70%대에 그쳤다. 이 모든 게 코로나 사태 이전에 벌어진 일이다. 막다른 골목으로 내몰리던 와중에 코로나19까지 덮쳤다. 항공·관광 등은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할 판이고 석유화학·조선·자동차 등 기간산업도 인력 감축과 감산으로 근근이 버티고 있다.

‘제조업이 숨은 영웅’이란 얘기가 구호로만 그쳐선 안 된다. 문재인 정부가 실제로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우리 경제의 큰 줄기인 제조업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김 차관은 최근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신속하게 행동하고 무엇이든 하라’는 메시지를 인용했다고 한다. 제조업을 우리 경제의 버팀목으로 키우기 위해서는 주 52시간제, 고용 경직성 등 갖가지 족쇄를 풀어야 한다. 공장을 멈추게 하는 수도권 입지 규제 및 환경 규제 등도 시급한 과제다. 우리 경제의 풀뿌리인 중소기업도 육성해야 하지만 전후방 연관효과가 큰 기간산업을 지키는 일도 매우 중요하다. 물론 디지털 신사업을 키우고 한계기업을 정리하는 일도 해야 한다. 제조업체를 무대 위의 당당한 영웅으로 만드는 일은 이제 정부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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