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지난 3월에도 중국의 수출입 위축 현상이 이어졌다. 다만 수출과 수입 감소폭은 모두 시장 전망치보다 작아 코로나19의 충격이 다소나마 완화되는 조짐을 나타냈다. ★관련기사 7면
14일 중국 해관총서(관세청)에 따르면 중국의 3월 수출액은 1,851억5,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6.6% 감소했다. 3월 수출 증가율은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 평균인 -13.9%보다 양호한 수준이다. 중국에서 코로나19 사태가 가장 심각했던 1∼2월 증가율은 -17.2%였다. 3월에도 수출감소가 이어졌지만 중국이 경제 정상화를 강하게 추진하면서 감소폭은 상당 부분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기업들이 2월에 대부분 폐쇄했지만 3월 말까지 70% 이상 생산을 재개해 수출 감소폭이 제한적이었다고 분석했다.
중국 전자제품의 전 세계 수출액이 11.5% 감소했고 스마트폰의 전체 수출액도 10.8% 하락하는 등 핵심 제조업 분야가 크게 영향을 받았다. 미국 수출의 타격이 특히 컸다. 중국의 1·4분기 대미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3.6%나 급감했다.
다만 3월 수입액은 1,652억5,000만달러로 전년동월 대비 0.9% 감소하는 데 그쳤다. 당초 전문가들은 두자릿수에 가까운 9.8% 감소를 예상했다. 앞서 1~2월 수입은 4.0% 줄었다. 리쿠이원 해관총서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중국 기업의 재가동 지연으로 지체됐던 수출 주문 물량이 납품되면서 3월 수출이 호전됐다”고 말하면서도 경계감을 늦추지는 않았다. 그는 “각국에서 코로나19가 빠른 속도로 확산되면서 글로벌 시장의 수요 위축은 필연적으로 중국 수출에 충격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로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대유행하면서 미국·유럽 등 주요국들이 큰 영향을 받고 있어 향후 중국의 수출입이 본격 호전될지는 불확실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블룸버그는 “선진국의 수요 붕괴에 따른 충격은 3월까지 중국 무역지표에서 명확히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코로나19의 여파에도 중국 수출입이 기대 이상으로 선전하면서 이날 중국 증시는 비교적 큰 폭으로 올랐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4.24포인트(1.59%) 상승한 2,827.28로 장을 마쳤고 선전성분지수는 2.47% 올랐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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