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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친구 마취제로 살해한 '부천 링거 사망사건' 간호조무사, 징역 30년 선고

/연합뉴스




2년 전 경기도 한 모텔에서 남자친구에게 마취제를 투약해 숨지게 한 이른바 ‘부천 링거 사망 사건’을 벌인 전직 간호조무사가 살인 등 혐의로 중형을 선고받았다.

24일 인천지법 부천지원 형사1부(임해지 부장판사)는 선고 공판에서 살인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전직 간호조무사 A(32)씨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동반 자살을 하기로 약속했다는 증거로는 피고인 진술이 유일한데 그 진술이 빈약할 뿐 아니라 신빙성도 매우 낮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반면 개인회생 절차를 진행 중이던 피해자는 당시까지도 꾸준히 개인회생 대금을 납부했고 부친으로부터 급여를 받는 등 자살할 정도로 정신적·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피고인은 피해자가 성매매를 했다고 의심한 뒤 살해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판시했다.

이어 “(범행 전) 부검으로 주사 쇼크를 알 수 있는지 검색하는 등 의학지식을 이용해 보관하던 약물을 피해자에게 투약하고 자신은 약물을 빨아먹는 방법으로 동반 자살로 위장했다”며 “피고인은 전혀 반성하는 기미 없이 살인 범행을 부인하고 있고 유족의 아픔을 달래기 위해 어떤 노력도 하지 않았다. 장기간 사회로부터 격리돼 참회하고 유족에게 속죄하는 게 마땅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앞서 검찰은 이달 8일 결심 공판에서 A씨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한 바 있다. 검찰은 “앙심을 품고 피해자를 살해한 내용임에도 피고인은 살인 혐의를 부인하며 적반하장식 주장을 하고 있다”며 “피고인은 수사기관 조사 때 수시로 거짓말을 하고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피고인을 영원히 사회로부터 격리하는 게 유족들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주는 것”이라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A씨는 그동안 재판 과정에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는 인정했으나 살인 혐의는 전면 부인해왔다. 최후 진술에서 “동반 자살을 시도했다가 살인이라는 무서운 오해를 받게 돼 또 한 번 죽고 싶은 마음뿐”이라며 “살인이라는 단어조차 입에 올리기 무섭다. 다시 살아갈 기회를 준다면 모든 시간을 소중하게 여기며 살겠다”고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날 A씨는 흰색 마스크를 쓰고 짙은 녹색 수의를 입고서 법정에 출석했으며 재판장이 양형 이유 등을 설명하는 동안 비교적 담담한 표정을 보였다.

반면 피해자의 누나는 법정 내 방청석에서 징역 30년이 선고되자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

앞서 A씨는 2018년 10월 21일 오전 11시 30분경 경기도 부천시 한 모텔에서 링거로 마취제 등을 투약해 남자친구 B(사망 당시 30세)씨를 숨지게 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또 프로포폴 등을 처방전 없이 B씨에게 투약하고 2016년 8월 자신이 근무하던 병원이 폐업하자 의약품을 훔친 혐의도 받았다.

경찰은 A씨가 B씨에게 치사량 이상의 약물을 투약하고 자신에게는 치료농도 이하의 약물을 투약한 것으로 판단하고 위계승낙살인죄 등을 적용해 불구속 입건한 뒤 검찰에 송치했지만, 검찰은 보강 수사를 통해 A씨와 B씨가 동시에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며 살인죄를 적용했다.
/조예리기자 shar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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