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사이다 많다.”
반환점을 돈 ‘부부의 세계’가 더 치열한 갈등을 예고했다.
24일 JTBC 금토드라마 ‘부부의 세계’ 기자간담회가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됐다. 배우 김희애, 박해준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지난달 27일 첫 방송된 ‘부부의 세계’는 사랑이라고 믿었던 부부의 연이 배신으로 끊어지면서 감정의 소용돌이에 빠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애증 속에서 서로의 목을 조이는 부부의 치열한 세계가 밀도 있게 그려지며 ‘신드롬급’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드라마의 인기에 대해 김희애는 “얼떨떨하다”면서 인기 비결에 대해서는 “한 가지 꼽기는 어렵다. 저희도 모르게 많은 것들이 완벽하게 맞아 떨어진 것 같다. 원작부터 대본, 모완일 감독의 리더십, 스태프분들이 저희와 같이 연기를 해주는 것처럼 혼연일체로, 조직적으로 운영해주신다”고 말했다. 또 “배우들 모두 촬영하면서 행복해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게 서운해서 ‘더 찍고 가면 안되나’ 그런 말씀을 하신다. 이런 모든 것들이 좋은 결과로 나타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극중 불륜을 저질러 새 가정을 꾸린 박해준은 “아직 드라마 방송 중인데, 얼떨떨하다”며 “많이들 좋아해주시고. 여기저기서 축하전화도 해주신다. 도대체 뭘 축하하는지 모르겠다. 욕을 많이 먹어서. 한 대 쥐어박고 싶다고 하신다. 너무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게 될 줄은 몰랐다”고 소감을 전했다.
드라마는 부부였던 김희애(지선우 역)와 박해준(이태오 역)의 서로를 향한 강렬한 복수심이 화면 밖으로 고스란히 전달된다. 그만큼 배우들의 열연이 큰 몫을 했기 때문이다. 두 배우는 작품을 하면서 겪는 어려움에 대해 털어놓기도 했다.
유독 감정신이 많았던 김희애는 ‘부부의 세계’가 자신에겐 도전이었다. 김희애는 “이 대본을 보면서 1부터 10까지 감정이 모두 극에 달해서 처음엔 어떻게 찍나 싶었다. 배우로서 도전하는 맛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감정신 외에도 6회에서 이태오와의 몸싸움, 8회 괴한과의 난투극 등 몸을 쓰는 연기도 펼쳤다. 실제 대역도 쓰지 않고 본인이 직접 연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희애는 “옆에서 다 도와주시고 짜주신 분들 계셔서 안전하게 촬영했다. 좀 무서웠던 마음도 있었는데 반면에 신이 나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했다”며 “감정을 몰아가기에는 그런 액션이 도움 됐던 것 같다. 나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태오 역을 통해 ‘문제적 인생 캐릭터’를 탄생시킨 박해준은 본인이 연기를 하면서도 ‘너무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그는 “대본에 있으니까 하긴 하는데 어떤 순간은 ‘이렇게 까지 할 필요가 있나?’ 싶더라. 그래서 헛헛한 마음으로 촬영을 끝내고 갈 때가 있다”며 “어쨌든 이태오를 대변하고 변호해줄 사람이 저밖에 없다. 그렇게 바라보면 이 사람 진짜 힘들게 산다는 생각을 한다. 약간의 동정심을 갖고 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역대급 악역 연기에 박해준은 드라마가 시작할 때부터 의도적으로 댓글을 확인하지 않았다. 이유는 감정에 흔들리지 않기 위해서였다. 박해준은 “첫 방송 나오고부터 죄송한 얘기지만 댓글들을 안 봤다. 앞으로 찍을 부분을 더 생각하고 댓글 보는 것을 자제했다”며 “어쩔 수 없이 보게 되는 댓글이나, 주변의 반응들이 있다. 귀를 닫고 잊어버리려고 스쿼트를 50번 한다”고 했다.
전환점을 맞는 2막에서는 지선우와 이태오의 심리 싸움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김희애, 박해준은 드라마 2막을 귀띔하기도 했다. 김희애는 “드라마의 베스트 3 장면을 뽑자면 그 하나가 12회에 나온다. 이걸 어떻게 찍나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배우들이 혼연일체가 돼서 무사히 잘 찍었다”고 말했다. 박해준도 “12회 고민을 많이 했다. 고민한 만큼 잘 나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또 두 사람은 앞으로 더 많은 ‘사이다’ 전개를 예고했다. 김희애는 “장르 드라마에, 19금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온가족이 모여서 보는 드라마는 아닐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남녀노소 모든 분들이 좋아해주셔서 아직도 얼떨떨하다”며 “최선을 다한 것에 대한 선물을 주신 거 같다. ‘부부의 세계’는 기적 같은 선물이다. 앞으로도 힐링 되는, 인생에 생각할 거리를 만들어준 드라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해준은 ‘부부의 세계’를 통해 가족 사이의 대화가 늘어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처음엔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면 어쩌나 걱정도 됐지만, 부부간 서로에 대해 얘기를 많이 하고, 드라마로 인해 같이 소통하고 공유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구나 싶다.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이번 기회에 솔직하게 감정을 표현하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박해준은 2막을 관통하는 키워드로 ‘안돼’를 꼽았다. 그는 “처음 제작발표회 할 때 ‘설마’를 꼽았는데 2막에서는 ‘그러면 안돼’를 꼽겠다. 맞아 떨어질 진 모르겠다”고 했다. 이어 김희애는 “저는 ‘설마’라고 했었는데, 이번엔 ‘어쩌지’를 꼽겠다”며 “태오가 두 여자 사이에서 갈등을 하고 항상 안절부절 못한다. 어쩔 수 없는, 피하고 싶은 상황이 많이 그려질 것”이라고 예고해 기대감을 더했다.
한편 ‘부부의 세계’는 매주 금, 토요일 밤 10시 50분 방송된다.
/이혜리기자 hye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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