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에서 권력형 부패 수사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스타장관으로 불린 세르지우 모루 법무장관에 이어 파울루 게지스 경제장관도 사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핵심인사가 줄줄이 이탈하는 가운데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아들들까지 가짜뉴스 유포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는 평가다.
26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 등에 따르면 게지스 장관은 최근 발표된 경제회생 대책에 불만을 표시하며 다른 각료들과 언쟁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게지스 장관이 불만을 드러낸 경제회생 대책은 지난 22일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지시한 것으로 현재 사실상 중단돼 있거나 진행이 느린 도로·철도·항만 등 70여개 공공사업에 대한 정부 투자 확대로 향후 3년간 100만명의 고용을 창출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하지만 이 대책 마련 과정에서 재정 부담을 이유로 부정적 입장을 보인 게지스 장관이 소외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의 사임 전망에 무게가 쏠리기 시작했다. 게지스 장관은 재무부·기획부·통상산업부를 합친 ‘슈퍼 경제부처’를 이끌며 보우소나루 정부의 경제사령탑 역할을 해온 인물이다.
게지스 장관에 앞서 모루 장관은 24일 사임했다. 그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연방경찰의 수사에 부당하게 개입하려 했다고 주장하면서 그의 직권남용 때문에 사임하는 것임을 시사했다. 연방경찰은 지난해 3월께부터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둘째아들인 카를루스 보우소나루 리우데자네이루 시의원과 셋째아들인 에두아르두 보우소나루 하원의원이 인터넷을 통해 가짜뉴스를 퍼뜨려 대법관을 포함한 입법·사법부 고위인사들을 공격하고 위협·협박했다고 보고 조사를 벌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