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인 5일 청와대 녹지원에서는 어린이들의 함성이 들리지 않았다. 대신 문재인 대통령은 어린이들을 청와대로 ‘랜선(온라인)’ 초청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으로 대규모 외부행사를 열지 못하게 되자 영상 속 가상 캐릭터로 등장해 어린이들에게 축하 인사를 전한 것이다.
청와대가 제작해 유튜브에 공개한 이 영상의 주요 내용은 의문의 초대장을 받은 어린이가 화면 속으로 빨려들어 가면서 청와대 여행을 하는 것이다. 청와대 잔디밭으로 이동해 어리둥절한 어린이들 앞에 다양한 환영 무대가 펼쳐지고, 대통령 내외 캐릭터가 등장한다. 청와대 전경이나 등장인물 등은 블록형 건설게임이자 ‘게임계의 레고’로도 불리는 ‘마인크래프트’ 포맷을 활용했다.
문 대통령은 직접 녹음한 캐릭터 대사를 통해 “요즘 집에만 있으려니 많이 갑갑했을 것이다. 친구들도 보고 싶고, 선생님도 생각났을 것”이라며 “이곳에서는 마스크를 벗고 친구들의 웃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껏 뛰어놀았으면 좋겠다”고 인사를 건넸다. 이어 “간호사·의사 선생님은 물론 많은 분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코로나와 싸우고 있다. 어른들도 코로나를 이기기 위해 애쓰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달라”며 “우리 국민 모두는 코로나19를 이기는 영웅”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6일부터 시작될 ‘생활 속 거리두기’를 앞두고 그간 쉴 새 없이 방역에 매진해온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향해서도 별도의 격려의 메시지를 보냈다. 문 대통령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내일부터는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하게 된다”고 전하며 “밤낮없이, 휴일도 반납하고 100일을 달려온 여러분의 땀과 정성이 만든 성과”라고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또 과일·떡 도시락 700인분을 중대본으로 보내 직원들을 격려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윤홍우기자 seoulbir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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