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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국회·정당·정책
[영상]'넷플릭스법' 발동하면 요금 오를까? (#망사용료)

[썸 오리지널스] 해외 콘텐츠사업자 규제하는 까닭

고용량 서비스 늘며 '망' 둘러싼 콘텐츠 전쟁 심화

역차별 논란에 법 개정 추진...정작 통과하니 논란

소비자들 "요금만 더 늘어나는 것 아니냐" 분통







흔히 인터넷을 ‘고속도로’에 비교하곤 해. 네이버나 넷플릭스 같은 인터넷 서비스는 모두 서버라고 불리는 집을 가지고 있는데, 우리가 집과 집 사이를 이동하며 서비스를 즐기기 위해선 인터넷이라는 도로를 꼭 거쳐야 한다는 거지. 그리고 여기엔 도로 통행료가 존재해.

근데 요즘 고속도로가 명절 연휴 마냥 꽉꽉 막혀 무척 답답한 상황이야. 도로는 한정돼 있는데 차량이 엄청나게 쏟아져 들어오고 있거든, 그것도 덩치 큰 외제차 덤프트럭이! 그래서 도로 회사는 트럭 회사에 “안 되겠어. 도로 더 짓게 공사비 내놔”라고 요구하기 시작했어. 하지만 트럭 회사는 “너네 이미 운전자(인터넷 이용자)한테 통행료 받았잖아!” 라고 맞서고 있지.



이게 바로 최근 불거진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 사이 ‘망 사용료’ 소송이야. 데이터를 발생시킨 사업자가 비용을 부담하게 하는 것이 ‘망 사용료’인데, 국내에선 지난 2016년 만들어진 상호접속 고시(인터넷망 상호간 접속량으로 요금을 정산하는 제도)를 근거로 국내 통신사들이 네이버 등 국내 콘텐츠 사업자로부터 수백억~수천억 원씩 망 사용료를 받아왔어.

그런데 넷플릭스와 같은 해외 기업들은 강제할 수단이 없어 골치가 아파. 해외 기업들이 유발하는 트래픽이 만만치 않은데 말이야. 국내 기업들한테 받은 돈으로 새로운 도로를 깔아놨더니 넷플릭스라는 덤프트럭들이 도로를 가득 메운 꼴이지. 차량 속도가 느려지니 국내 운전자들은 속도 좀 빠르게 할 수 없냐며 통신사에 항의하기 시작했어.

KT는 그나마 해외망 여유가 조금 있는 상황. LG는 통행료를 따로 안 받는 대신 넷플릭스가 만들어준 우회 도로(캐시 서버)로 트래픽을 관리했어. 그러나 SK는 정면돌파를 택했지. SK는 몇 번이고 도로 증설을 해왔지만 늘어만 가는 차량의 양을 따라가긴 역부족이었고, 자사 온라인동영상서비스인 ‘웨이브’를 밀고 있는 입장에서도 경쟁사인 넷플릭스를 가만히 두고 볼 수만은 없었거든. 그리고 넷플릭스는 소송으로 맞붙었지.

이 싸움을 지켜보는 운전자(이용자)들은 참 답답한 노릇이야. 이미 SK에도 통행료를 냈고, 넷플릭스라는 트럭회사에 랜트비까지 적지 않게 냈는데 차량 속도는 대체 왜 자꾸만 느려지는 거냐고!

인터넷 트래픽을 둘러싼 갈등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야. 초고속 인터넷이 도입된 2000년대 이후 통신사와 콘텐츠 사업자들 사이 힘겨루기가 계속돼 왔어. 네트워크 트래픽이 늘어날 것 같으면 통신사가 서비스를 아예 차단하는 일도 있었대. 카카오톡의 보이스톡 기능도 한동안 쓸 수 없었고, 스마트TV의 인터넷 접속도 원래는 불가능했어. 이 같은 행위는 소비자 관점에서는 전혀 합리적이지 않아. 우리도 돈을 내고 고속도로에 들어온 건데 어떤 도로는 막혀있고, 어떤 도로는 속도 제한이 걸려있다면 억울하잖아.

소수 기업의 서비스가 시장 대부분을 차지하는 과점 구조인 인터넷이 특정 서비스를 차별하면 안 된다는 게 바로 ‘망 중립성’인데, 지금 우리 앞에 있는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 등이 초거대 기업으로 성장한 중요한 요인 중 하나야. 엄청난 트래픽을 유발하지만 접속료 외의 추가비용은 내지 않아도 됐거든.

그런데 최근 몇 년 새 이 원칙에 금이 가기 시작한 거야. 고화질 동영상이나 게임, 음원 콘텐츠 등 트래픽을 유발하는 서비스가 점점 많이 늘어난 게 원인이지. 몇몇 콘텐츠 기업 때문에 트래픽 부담이 폭증하자 이들에게 돈을 더 받으려 했어. 넷플릭스나 구글은 프랑스나 미국에선 이미 망 사용료를 내고 있기도 해.



서울경제썸 영상 캡처


게다가 미국은 지난 2017년 “인터넷은 공공재가 아니라 상품”이라며 ‘망 중립성 원칙’을 폐기한다고 선언했어. 5G나 초고속 인터넷 같이 새 사업에 드는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더 많은 돈을 낸 사업자에게 빠른 통신망을 제공하겠단 통신사의 논리가 통한 거지. 하지만 다음 해 한 통신사가 데이터 용량 초과라는 이유로 산불 진압에 나선 캘리포니아 소방 당국의 인터넷 속도를 일방적으로 줄여 논란이 되기도 했어.

특정 서비스를 공짜로 이용할 수 있게 해주는 ‘제로 레이팅(zero rating)’도 문제야. 통신사들이 경쟁적으로 도입하고 있는 서비스인데, 예를 들어 SK는 자사 서비스인 T맵 이용시 데이터 요금을 면제해주는 식이지. 이런 일이 많아질수록 자금력이 떨어지는 힘없는 중소기업들의 서비스는 저품질 망으로 밀려나 경쟁에서 도태될 우려가 크다는 목소리도 많아.

인터넷을 공공재로 보느냐, 상품으로 보느냐에 따라 ‘망 중립성’을 지켜야 한다, 아니다 의견이 분분해. 망 중립성을 폐지하거나 완화하면 트래픽에 따른 공평한 요금 차등을 둘 수도 있고 그렇게 얻은 부가 수익으로 망에 투자해 소비자는 결과적으로 더 빠른 인터넷과 나은 서비스를 받아볼 수 있어. 하지만 모든 이의 인터넷 정보 접근권을 보장하고 스타트업 등 새로운 사업이 꽃필 수 있다는 점에서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지.

서울경제썸 영상 캡처


지난 7일 오전 국회에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그런 가운데 이번 20대 국회에서 그동안 논란이 끊이질 않았던 ‘망 사용료’ 분쟁에 마침내 종지부를 찍을 전망이야. 일명 ‘넷플릭스 무임승차 규제법’이라 불리는 정보통신망법 일부 개정안이 7일 국회 상임위를 통과했거든. 법안이 최종 가결되면 넷플릭스와 유튜브 같은 해외 기업들은 국내에서 서비스를 하려면 ‘망 품질’과 관련한 의무와 책임을 다해야 해. 그간 ‘무임승차’ 논란이 있었던 글로벌 콘텐츠 사업자들이 마침내 국내 제도권 속으로 들어오게 된 거지.

하지만 법안에 잉크가 마르기 전부터 국내 콘텐츠사업자들과 서비스 이용자들이 불만을 내놓고 있어. 국내 기업은 망사용료 부담 때문에 고용량 서비스를 못 내놓고 있는데 이번 법 개정으로 망 사용료가 줄거나 없어지기는커녕 오히려 고착화하게 생겼거든. 소비자들도 인터넷 이용요금만 더 올라가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어.

망 사용료를 둘러싼 통신사와 콘텐츠 사업자 사이의 갈등은 이번 법안 개정을 기점으로 다시 한 번 논쟁이 더해질 것 같아. 넌 어땠으면 좋겠어?

/강신우·정민수 기자 se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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