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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 "아웃팅은 목숨 문제, 이태원 클럽發 보도에 검사 더욱 회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다녀가면서 폐쇄된 서울 용산구 우사단로의 한 클럽./성형주기자




이태원 클럽 관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 사태에 대해 성소수자가 입을 열었다.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인터뷰를 요청한 성소수자 A씨는 “언론에 비춰진 모습과 실상은 다르다”며 “성소수자를 향한 비난이 그 수위를 넘어 혐오로까지 가고 있는 상황에서 신상 공개를 각오하고 검사를 받으러 가는 일이 쉽지 않다”고 호소했다.

12일 성소수자 A씨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코로나19 검사를 할 때 이태원 클럽을 방문했는지 묻지 않고도 검사를 할 수 있게 (지금처럼) 하는 것이 필요하고, 또 양성 판정 관련 정부 발표나 언론 보도에도 ‘이태원發’ 여부를 빼주었으면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현 시점에서는 아웃팅이 가장 큰 문제”라며 “본인의 성정체성을 깨달은 이후로 10년, 20년, 30년씩 주위 사람들이나 혹은 내 부모님에게까지 성적 정체성을 숨겨온 사람들이 그것이 갑자기 만천하에 공개가 된다고 생각을 하면 엄청난 압박과 심적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 인터넷만 보더라도 ‘XX충’ 등 혐오의 표현이 넘쳐나는 상황에서 아웃팅이 되느니 차라리 정말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게 낫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며 “사회적으로 죽을지 말지 기로에 놓여 있는 상황에서 검사를 안 받으면 얼마의 벌금이다, 얼마의 징역형이다 이렇게 접근을 하는 것은 조금 무리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든다”고 본인의 소신을 밝혔다.



이어 “실제로 양성 판정을 받게 되면 동선, 사는 지역, 나이, 직장 등이 공개되기 때문에 두려움이 극에 달해 있는 상황”이라며 “정부 매뉴얼에 세부 정보를 특정할 수 없도록 해도 공개된 정보를 역으로 추적하다 보면 주변 사람들이 아는 건 어렵지 않고, 또 직장에도 출근하지 않는 이런 것들을 설명할 방법이 없다”고 호소했다.

A씨는 ‘그렇다면 (연락 두절된 사람들이) 한시라도 빨리 스스로 검사를 받을 방법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검사를 할 때도 이태원 방문 여부를 묻지 않고, 언론 보도에서도 시발점이 이태원 클럽이라든지 이런 부분들은 좀 자제해 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용인 66번 환자 관련 ‘사회적 거리두기 시간에 마스크를 쓰지 않은 점은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그 기간에 (마스크쓰기 등의 수칙을) 지키지 않은 점은 저희가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생각을 하고, 커뮤니티 안에서도 비판을 받고 있다”고 고개를 숙였다.

A씨는 ‘블랙수면방’에 대해서도 “성소수자 중에서도 극소수의 일탈로 봐달라”고 했다. 그는 “대다수 성소수자들은 이곳(블랙수면방)을 찾는 사람들을 오히려 경계하는 분위기이고, 당사자도 그곳을 다녔다는 사실을 주변에 말하지 않고 숨긴다”며 “일부 언론에서 그곳을 마치 성소주자들이 자주 즐겨 찾는 곳이라고 설명을 하지만 그곳을 찾는 사람들은 성소수자들 중에서도 극히 일부라는 점을 알려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조예리기자 shar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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