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월드투어 서울공연이 당초 예정됐던 공연 기간을 약 한 달 연장하기로 하면서 이를 가능케 한 철저한 방역이 주목받고 있다. 한때 앙상블 배우 확진으로 공연이 잠정 중단되기도 했지만, 재개 이후 한층 강화된 방역으로 관객들을 다시 불러 모았다는 평가다.
오페라의 유령 월드투어 제작사는 18일 공지를 통해 “서울 공연의 종영 일을 6월 27일에서 8월 8일로 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고강도 사회적 거리 두기에서 생활 방역 체제로 전환 중인 사회 분위기가 큰 영향을 미쳤지만, 투어 팀이 보여준 철저한 방역과 관련 홍보도 관객들의 신뢰를 이끌어내며 공연 연장을 가능케 했다. 현재 오페라의 유령은 무대와 객석 1열 사이 거리를 5.2m로 유지하는 것은 물론, 극 중 등장하는 안개(액체 이산화탄소)는 그 수치가 일정 수준 이상이 되면 자동으로 기계가 꺼지고 이산화탄소 발생도 멈추도록 하고 있다. 공연 개막 때부터 같은 조치를 취해왔지만, 거리 두기·비말 확산 등에 대한 관객들의 우려에 이 같은 내용을 홍보 영상으로 만들어 적극 알리고 있다. 무대 뒤 스태프들도 쉴 틈이 없다. 공연에서 사용하는 의상은 총 275벌. 매 공연이 끝나면 한 벌씩 알코올 스프레이를 사용해 개별 소독을 진행한다. 모자, 마스크 등도 살균용 티슈에 젤을 뿌려 겉은 물론 피부과 닿는 내부까지 꼼꼼하게 닦아낸다. 이렇게 1차 소독을 끝내 진열대로 옮긴 의상들은 살균 스프레이를 이용해 또 한 번 소독을 마친 뒤 다음 공연을 위해 보관된다.
땀에 젖은 가발 역시 세심한 관리를 거친다. 가발 팀장인 크리스 콜스는 “오페라의 유령에는 약 175개의 가발이 사용된다”며 “배우들이 무대 위에서 많은 땀을 흘리기 때문에 모든 가발의 레이스를 100% 알코올로 세척한다”고 설명했다. 알코올 세척과는 별개로 일주일에 한 번 전용 샴푸와 컨디셔너로 사람의 머리를 감기듯 뜨거운 물로 세탁한다고 . 이 밖에 각종 소품을 매일 살균 티슈와 알코올 스프레이로 청결을 유지하고 있다.
오페라의 유령 월드투어는 앙상블 배우의 코로나 19 확진으로 지난 4월 1~22일 공연을 잠정 중단, 전 배우와 스태프가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 이후 같은 달 23일 공연을 재개했고, 안정적으로 무대를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순항에 오페라의 유령 작곡가인 앤드루 로이드 웨버는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과의 인터뷰에서 서울 공연이 현재 세계에서 유일하게 공연 중인 오페라의 유령이라며 “자랑스럽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추가된 공연을 포함한 6월 20일부터 7월 3일까지의 티켓은 오는 5월 26일 오후 2시부터 예매할 수 있다.
/송주희기자 ss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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