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저비용항공사(LCC) 지원에 대해 “기간산업지원기금에서 안 될 경우 다른 프로그램으로 지원이 가능할지에 대해 실제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안기금으로 쌍용차를 지원하는 것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손 부위원장은 26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대응반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LCC는 가급적 금융지원이 될 수 있게 기존에 발표된 프로그램의 활용방안 등을 찾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기안기금 지원 요건은 차입금 5,000억원 이상, 근로자 수 300명 이상인 기업으로 대부분의 LCC가 미달한다. 이에 다른 프로그램을 통한 지원을 검토하겠다는 의미다. 손 부위원장은 차입금 등 기안기금 요건 완화에 대해서는 “아직 시행도 안 된 프로그램에 대해 한번 정한 기준을 금방 바꿀 수는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쌍용차 등 자동차 업종과 관련해 손 부위원장은 “산업통상자원부의 요청을 받아 논의를 해봐야 한다”면서도 “다만 쌍용차의 경우 구조조정 대상 기업인 만큼 판단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에 부실이 발생한 기업은 기안기금 지원 대상에서 제외하고 주채권은행 중심의 기업회생 프로그램을 활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쌍용차는 코로나19 이전부터 대규모 영업적자를 기록하는 등 과거부터 경영상황이 안 좋았으므로 기안기금을 통한 지원은 조심스럽게 따져봐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기안기금은 오는 28일 민간전문가로 구성된 심의위원회를 구성하고 출범식을 열 계획이다. 다음달부터 자금을 집행하는 것이 목표다. 손 부위원장은 “기안기금 가동과 저신용 회사채·기업어음(CP) 매입기구(SPV) 설립도 신속하게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상공인 ‘2차 코로나대출’은 접수 5일 만에 3만1,000명이 3,100억원어치를 신청한 것으로 집계됐다. 손 부위원장은 “1차 프로그램보다 높은 금리, 낮은 한도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실제 자금이 필요한 실수요자 중심으로 신청이 안정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2차 코로나대출은 가수요를 차단하기 위해 연 1.5%이던 1차 대출 금리를 연 3~4%(중신용자 기준)로 올리고 1인당 한도도 1,000만원으로 제한한 것이다.
이 같은 신청 규모는 1차 때보다 적은 것이다. 1차 프로그램이 시행된 지난달 1일부터 6일까지 4영업일간 시중은행에서 2만9,000건, 기업은행에서 5만7,000건이 접수됐다. 하루 평균 2만1,500건이 접수된 격이며 소상공인진흥공단을 통한 접수까지 합하면 규모는 더 컸다.
/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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