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이제학(57) 전 양천구청장에게 검찰이 징역형을 구형했다.
27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신혁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전 구청장의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알선수재) 혐의 사건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징역 2년 6개월에 추징금 3,000만원을 구형했다.
이 전 구청장은 김수영 현 양천구청장의 남편으로, 2014년 지방선거 후에 양천구 지역 사업가 A씨의 사무실에서 사업의 편의를 봐주는 명목으로 3,0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앞서 한 시민단체의 고발로 수사에 착수한 검찰은 양천구청, 돈을 준 사업가의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한 뒤 증거를 확보해 지난해 12월 이 전 구청장을 구속기소 했다.
이날 검찰은 “전직 구청장이자 현 구청장의 남편인 이 씨가 관내 유력 사업가 A씨로부터 편의 제공을 부탁받으며 금품을 받은 사건”이라며 “당시 A씨는 아파트 준공이나 판매시설 입점 인허가, 무허가 건물 철거 등 현안을 가지고 있었고 이 씨도 이 현안을 인지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또 “A씨가 이 씨의 반대 정당 소속이고 선거 과정에서 이 씨와 악감정도 있었는데 아무 대가 없이 축하금을 줄 수는 없다”며 “이 씨는 구청장 재직 시절에 당선무효형을 받은 전례도 있어 엄중하게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전 구청장은 3,000만원 수수 혐의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도, 이 돈이 단순 당선 축하금이며 대가성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전 구청장은 이날 결심공판 최후 진술에서 “입이 10개라도 할 말이 없지만, 평생 양심적으로 살았다”며 “결코 돈을 요구하지 않았고 알선하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 전 구청장은 2010년 양천구청장에 당선된 후 같은 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2011년 대법원에서 벌금 250만원의 당선무효형이 확정돼 구청장직을 상실했다. 이 전 구청장의 아내인 김 구청장은 2014년 처음 당선됐으며, 지난해 재선에 성공했다.
이 전 구청장에 대한 선고는 오는 6월 5일 예정돼 있다.
/방진혁기자 bread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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