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물류센터에서 일하다가 확진 판정을 받은 근무자들이 가족이나 지인에게 재차 코로나19를 옮기는 2차 전파 사례도 잇따르고 있어 물류센터발(發) ‘n차 감염’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28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기준 쿠팡 부천 물류센터와 관련한 확진자는 모두 82명이다.
이는 해당 물류센터에서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 23일 이후 닷새 동안 집계된 수치다.
물류센터 내 확진자가 나오기 시작한 지난 주말에는 첫 확진자를 포함해 2명만 감염됐으나 25일을 기점으로 추가 확진자가 서서히 늘더니 본격적인 전수 검사가 진행되자 감염자가 속출하고 있다.
이날 오전 0시 기준 부천 물류센터 관련 전수검사 대상자 4천159명 중 3,445명(82.8%)이 검사를 받았다.
이들 중 확진자 82명을 제외한 2,854명은 음성 판정을 받았고, 나머지 500여명가량의 검사는 현재 진행 중이다.
검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이들 중에서도 추가 확진자가 나올 수 있지만, 더 우려되는 것은 물류센터 관련 확진자를 통해 바이러스가 가족이나 지인 등에게 옮겨가고 가족과 지인 등을 통해 더 확산하는 n차 감염이다.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확산 사례를 봐도 n차 감염을 통한 ‘조용한 전파’의 심각성을 알 수 있다.
이태원 클럽과 관련한 감염으로 7차 전파 사례까지 나왔고, 시간이 갈수록 클럽 방문 후 확진 사례보다 방문자의 접촉자를 통한 감염이 늘면서 n차 전파가 확산하는 양상을 보였다.
쿠팡 부천 물류센터와 관련한 확진자 82명 중 근무자는 63명이고 가족·지인 등 지역사회 접촉 감염자는 19명으로 파악됐다.
김포에서는 부천 쿠팡 물류센터에서 아르바이트한 뒤 감염된 A(19)군과 접촉했다가 그의 부모와 여동생 등 일가족 3명이 이날 확진 판정을 받았다.
중학생인 A군의 여동생이 확진 판정을 받자 교육 당국은 여동생이 다니는 중학교와 인근 초등학교의 등교 수업을 중단하고 원격수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A군은 지난 16일부터 26일까지 11일간 식당, 마트, 패스트푸드점, 약국, 병원, 치킨점, PC방 등지에서 18명과 접촉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곳에서 추가 감염자가 또 나올 수도 있다.
인천에서는 한 콜센터 근무자(45·여)가 부천 물류센터에서 아르바이트로 이른바 ‘투잡’을 한 동료 콜센터 근무자(48·여)와 접촉했다가 감염됐다.
방역 당국은 해당 콜센터 직원 82명과 다른 층 근무자 50여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하고 있다.
서울 구로구에서도 부천 물류센터에서 근무한 확진자의 자녀가 양성 반응을 보였고, 인천에 사는 부천 물류센터 근무자(19·남)와 접촉한 쿠팡 고양 물류센터 근무자(28·남)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1,600명이 근무하는 부천의 대형 콜센터에서도 전날 쿠팡 물류센터와 관련된 확진자가 발생해 방역 당국이 추가 감염자 발생에 대비해 긴장하고 있다.
부천 물류센터 근무자의 접촉자들이 잇따라 확진 판정을 받자 이태원 클럽 발로 시작된 인천 학원강사의 전파 사례처럼 n차 감염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방역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집단에서 새로운 감염 고리가 또 생기면 물류센터발 전파의 확산세를 쉽게 꺾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방역 당국은 이날 부천 물류센터 관계자의 검사가 대부분 끝나면 확진자 수는 더 늘겠지만, 이태원 클럽 발 전파 사례보다는 방역망 안에서 통제하기 쉬울 것이라고 예측했다.
다만 지역사회 전파 속도가 매우 빠르다며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특히 수도권 거주자에게 각별한 주의를 요청했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이태원 클럽 사례와 달리 (부천 물류센터 관련 접촉자) 대부분이 연락처 파악이 쉬워 검사가 신속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수도권 내 감염 전파 속도가 매우 빠르므로 (이 지역) 거주자들은 당분간 외부 출입을 최소화해 달라”고 당부했다.
/인천=장현일기자 hich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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