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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死)지로 내몰렸던 ‘청년보수’들…당 지도부로 돌아오다

청년 비대위원 김병민·김재섭

험지 출마 후 낙선한 후보들

김종인이 쥐어준 개혁의 칼

4·15 총선 당시 사(死)지로 내몰려 낙선했던 미래통합당 청년 후보들이 21대 국회에서 당 지도부격인 ‘비대위원’으로 돌아왔다. 4·15 총선에서 당선 가능성이 낮은 곳에 내몰렸던 청년들이 돌아와 김종인 비대위원장과 함께 개혁의 칼을 쥐었다.





험지 출마 내몰렸던 청년들





정우택 미래통합당 전국위원장이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차 전국위원회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래통합당 전국위원회에서 지난 27일 만장일치로 의결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원 9인 가운데 총선 험지 출신 청년 후보 두 명이 이름을 올렸다. 4·15 총선에서 서울 광진갑에 출마했던 김병민 후보와 서울 도봉갑에 출마했던 김재섭 후보다.

통합당이 ‘청년벨트’로 지정했던 공천 지역 12곳(△서울 광진갑 △도봉갑 △노원병 △경기 성남분당을 △수원정 △광명을 △의왕 과천 △용인을 △화성을 △파주갑 △남양주을 △김포갑)은 경기 성남분당을을 제외하면 대표적인 보수당 험지였다. 당에서 ‘퓨처메이커’라 추켜세운 청년 후보 대다수는 생면부지인 당 험지로 출마해 결국 전원 낙선했다.





82년생 비대위원, 김병민





김병민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 /연합뉴스


청년 비대위원으로 발탁된 82년생 김병민은 통합당 영입 인재였지만 다른 청년 후보들과 마찬가지로 민주당 텃밭인 서울 광진갑에 공천됐다. 김병민 위원도 총선에서 방치됐던 청년 후보 중 하나였다.

중도층 표심을 공략해야 하는 수도권 후보였는데도 불구하고 그는 보수 유튜버 채널을 중심으로 홍보를 이어갔다. 당 차원에서 ‘유튜브를 적극 활용하라’는 취지의 공문이 내려왔던 것이다. 김병민 위원은 이에 대해 한 언론 인터뷰에서 “무당파의 마음을 끌어야 하는데 그런 측면에서 중앙당의 선거 전략은 완전히 부재했다”고 회상했다.

또 영입 인재들을 위한 1대1 멘토링 시스템을 갖춘 더불어민주당과 달리 통합당에선 정치 신인을 위한 지원이 따로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김병민 위원은 이와 관련해 “선배 정치인들은 청년 정치인을 한 배를 탄 동료가 아닌 잠깐 스쳐 가는 나그네 정도로 여긴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고 밝혔다.

김병민 위원은 1982년생으로 경희대 총학생회장 출신이다. 그는 28살 때 한나라당 소속으로 2010년 전국동시지방선거에 출마해 서울 서초구에서 최연소 기초위원을 맡았다.





87년생 비대위원, 김재섭







김재섭(오른쪽) 미래통합당 후보의 4·15 총선 출정식에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참석했다. /연합뉴스


선거 45일 전에 호남 출신 주민이 많은 서울 도봉갑에 공천된 김재섭 당시 후보도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87년생인 김재섭 위원의 상대는 서울 도봉갑에서 2선을 했던 인재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었다. 서울 도봉갑은 인 의원의 남편인 고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원이 3선을 했던 지역이기도 하다. 다만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김재섭 위원은 도봉구 토박이로서 40.4%를 득표했다.

김 위원은 낙선 후 청년 비상대책위원회 활동을 하면서 통합당 비대위에 만 45세 이하 청년당원을 50% 이상 배치하라고 요구했다. 또 “통합당은 총선 패배 후 우리를 지지해 준 당원들과 국민에게 제대로 된 사과와 반성이 없었고 여전히 당의 기득권을 놓고 싸움만 하는 추태를 보이고 있다”며 지도부를 향한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김재섭 위원은 1987년생으로 서울대 법대 출신이다. 청년 정당 같이오름 창당준비위원장을 맡았다. 21대 총선에 출마할 때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후원회장을 맡아주면서 ‘김종인 키즈’란 별명을 얻었다.





당 지도부로 귀환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내정자가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자택에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험지로 공천됐던 청년 후보들이 당 지도부로 복귀하면서 상황은 180도 달라졌다. 통합당 당헌 제96조 5항에 따르면 비상대책위원회는 최고위원회의의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당내 인사권을 손에 쥐게 된 두 청년 비대위원은 사무총장 임명과 더불어 내년 4월 재보선 공천관리위원장 임명 등에 대한 의결권을 가진다. 이외에도 당 예산 및 결산과 회계감사도 의결할 수 있다. 김 위원장은 이들에게 상당한 권한을 줄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 27일 기자들과 만나 “청년은 앞으로 미래세대를 담당할 사람들”이라고 강조했고 최근 언론인터뷰에서는 “서울에서 패하며 인식을 철저히 했다. 청년조직 교육에 대해 상당한 준비를 했다”며 신임을 보냈다.

미래통합당 당헌. /미래통합당 홈페이지


김병민 위원도 지난 27일 전국위원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비대위 구성 관련해 “수도권과 중도층 민심을 가장 무겁게 받아들이고, 국민들이 요구하는 시대변화에 발맞춰 변화시킬 수 있는 인물들로 구성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김종인 비대위가 출범하면 제일 먼저 바뀔 건 정당 정책의 변화”라면서 “통합당이 이렇게까지 변하는구나 싶을 정도로 당의 가치와 철학 방향을 오직 국민 민생에 맞추겠다”고 덧붙였다.

김재섭 위원은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청년 몫’으로 받은 비대위원이라 마음이 굉장히 무겁다”면서 “청년을 위한 정당, 청년을 위한 정당을 만드는데 힘쓰겠다”고 글을 올렸다. 이어 “김종인 비대위의 시대적 사명은 커다랗다. 오직 당을 재건한다는 마음으로, 온 힘을 보태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혜린기자 r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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