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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동 야단법석]신라젠 사건의 발단 '황박사', 원수지간 된 문은상과 나란히 기소

신라젠 설립자 '황박사', 문은상과 같이 기소돼

문은상은 "황박사가 문제"...스톡옵션 취소하자

황박사 소송제기 후 승소..."탈세 제보도 했나"

文 기소로 수사 일단락…정·관계 연루 의혹은?

“황 박사 때문에 못 살겠다.” 문은상 신라젠 대표가 구속되기 전 평소 가끔 지인들에게 하던 말이었다고 한다. 문 대표가 하소연하던 ‘황 박사’는 2006년 신라젠을 설립한 인물이다. 문 대표와 황 박사는 지난 29일 검찰이 나란히 기소했다. 서울경제 취재 결과 신라젠 초창기 전직 대표와 현직 대표의 ‘알력다툼’은 최근까지도 이어졌던 것으로 드러났다.

문은상 신라젠 대표. /연합뉴스




지난 29일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서정식 부장검사)는 문 대표를 사기적 부정거래, 배임, 배임미수 등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 혐의 요지는 문 대표가 페이퍼컴퍼니를 이용해 무자본 상태서 ‘자금돌리기’ 형식으로 350억원 규모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인수해 1,918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득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페이퍼컴퍼니 실소유주인 문 대표의 외삼촌 조모씨도 공범으로 기소됐다.[관련기사▶[단독]신라젠 ‘페이퍼컴퍼니’ 실소유주, 부인 이름뒤에 숨어 문은상 도왔다]

특히 검찰은 황 박사에 대해서 신약 개발 관련 특허 대금을 문 대표를 통해 고의로 부풀려 지급 받아 신라젠에 손해를 끼친 혐의로 기소했다. 황 박사는 신라젠 자금 29억3,000만원 상당을 자신의 특허 관련 업체에 지급하도록 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황 박사는 신라젠 설립자로서 신라젠 초창기 때 대표를 역임하고 신라젠의 ‘펙사백’ 등 신약 개발에 적극 관여해온 인물이다. 2015년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축사를 했다는 일명 ‘펙사백 설명회’에서 회사의 신약 개발 설명을 한 것도 황 박사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에 따르면 황 박사로 인해 30억원 가량의 손해가 발생한 것은 문 대표가 최대주주이자 대표이사로 오르기 전으로, 2014년 이전인 것으로 파악됐다. 황 박사는 30억원이 황 박사의 회사에 들어간 것을 주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전부터 문 대표와 황 박사의 관계를 두고 신라젠 직원들과 주주들 사이에선 여러 얘기가 나왔다. 실제로 문 대표와 황 박사는 민사소송을 진행한 적 있다. 문 대표는 과거 주주총회를 열고 황 박사를 공개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일부 주주들과 신라젠 전직 직원 등에 따르면 문 대표는 최대주주로 등극하는 과정인 2014년 황 박사의 스톡옵션 50만 주를 취소했다. 이유는 황 박사가 회삿돈을 배임·횡령했다고 봤다는 것이다. 문 대표 측에 따르면 황 박사는 2009년부터 부인과 처형을 신라젠에 취직시켜 급여를 줬고, 2012년부터는 ‘셀프자문료’를 받아갔다. 셀프자문료로 가져간 돈은 약 3억6,000만원, 부인과 처형에게 들어간 급여는 5년에 걸쳐 2억1,000여만원으로, 다 합쳐서 5억7,000여만원을 가져갔던 것으로 추산됐다.



황 박사는 문 대표에게 같은 해 스톡옵션 취소가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은 2심까지 진행됐고 지난해 1심과 항소심 모두 황 박사가 승소해 문 대표로부터 50만주를 돌려받았다. 황 박사는 돌려받은 50만주를 부산대에 기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소송 중에 신라젠 탈세 제보도 이뤄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상황에 대해 잘 아는 복수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문 대표 측은 황 박사가 민사소송을 하던 중 신라젠의 탈세 혐의를 부산지방국세청에 제보했다고 의심했다. 이후 부산국세청은 2017년 12월 1,700억원대 세금을 납부하라고 통보했다. 신라젠 상황에 대해 잘 아는 한 관계자는 “수년간 둘 간의 알력다툼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 둘이 사이가 아주 안 좋다”고 말했다.

마산 출신 이용한 전 대표 체제에서 이 전 대표와 대학 동기인 황 박사는 연구 대표를 하며 암 치료제 신약 개발에 집중했다. 이 전 대표와는 갈등이 없었지만 문 대표가 대표이사로 올라오면서 서울 출신인 문 대표와는 갈등이 이처럼 이어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연합뉴스


한편 신라젠 사건은 문 대표 구속기소로 우선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현재까지 검찰은 문 대표를 비롯해 이용한 전 대표, 곽병학 전 감사를 구속기소 했다. 그러나 신라젠 사건의 또 다른 축인 정·관계 로비 의혹 등은 아직 해소된 바가 없다는 얘기도 계속 나온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 대표는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11주기 추도식에서 한 말이 특히 궁금증을 더 자아냈다.

이 대표는 “대통령님이 황망하게 우리 곁을 떠나신 뒤에도 그 뒤를 이은 노무현 재단과 민주당을 향한 검은 그림자는 좀처럼 걷히지 않았다”며 “지금도 그 검은 그림자는 여전히 어른거리고 있다. 끝이 없다”고 말했는데, 이를 두고 신라젠 사건 등이 다시 화두에 올랐던 것이다. 유시민 이사장은 앞서 신라젠 사건과 자신이 연루됐다는 의혹 제기에 대해 지난 4월 자신의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에서 “아무리 파도 안 나온다. 지금도 파고 있다면 (검찰은) 포기하라”고 말한 바 있다.
/손구민기자 kmsoh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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