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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신라젠 '페이퍼컴퍼니' 실소유주, 부인 이름뒤에 숨어 문은상 도왔다

검찰, 문은상·조모씨 8일 구속영장 동시 청구

문은상 삼촌 조씨, 2014년 BW인수 적극관여

신용불량으로 부인 명의로 회사 4~5곳 운영

상장후 대주주 등극, 지인들에 "고생 끝났다"

‘미공개 정보 주식거래 의혹’을 받는 문은상 신라젠 대표이사가 지난달 27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검에서 조사를 마친 뒤 청사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이 문은상 신라젠 대표와 함께 그가 최대주주로 오르도록 도운 페이퍼컴퍼니 크레스트파트너의 실소유주 조모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에 따라 법조계 안팎에서는 신주인수권부사채(BW) 인수 방식으로 신라젠 지분을 부당하게 취득하는 과정에서 두 사람이 사실상 ‘한 몸’으로 움직였다고 검찰이 판단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서정식 부장검사)는 문 대표와 조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8일 청구했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적 부정거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죄, 업무상 배임죄 및 업무상 배임미수죄 등 혐의다. 유사한 혐의를 동시에 적용한 만큼 검찰은 신라젠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두 사람이 함께 연루돼 있다고 본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문 대표가 주도해 크레스트파트너를 만들었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서울경제가 조씨 측근 등에 대해 취재한 결과 크레스트파트너의 명의상 대표는 조씨 부인이었으나 실소유자이자 관리자는 문 대표의 삼촌인 조씨였다. 조씨는 부인 명의로 2000년 설립한 크레스트파트너 외에도 케이지개발·아제·기업과번영 등의 회사들을 관리해왔다. 이들 회사 대부분은 현재 폐업 상태이거나 등기 주소가 허위로 게재됐다. 조씨는 신용상 문제가 있어 본인이 아닌 부인 이름을 사용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문 대표가 신라젠 최대주주에 오르는 데 조씨가 조력자 역할을 했다고 조씨 측근들은 증언했다. 2014~2015년 문 대표는 조씨가 실소유자로 알려진 크레스트파트너 등의 회사를 통해 350억원어치의 BW를 매입해 신라젠 최대주주가 됐다. 문 대표가 최대주주로 오르고 신라젠이 상장되자 조씨는 창립멤버로 주요 주주가 됐다.



조씨 측근은 본지와 만나 “2012년쯤 크레스트파트너는 골프장 운영권을 받아내려는 작은 사업 정도만 했는데 몇 년 후 350억원의 돈을 움직이는 통로가 됐다는 것은 의아한 일”이라고 말했다. 조씨는 상장 이후 지인들에게 “그동안 돈을 모으러 다녔던 것도, 이제 고생이 다 끝났다. 신라젠 주가가 급등할 것이니 돈이 있으면 투자하라”고 말하고 다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신라젠 관계자는 “조씨와 연락이 끊긴 지 오래됐다”며 “지난해부터 조씨가 주주총회에 나오지 않아 총회가 열리는 데 어려움이 컸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조씨와 함께 BW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회사 지분을 부당하게 취득했다는 의혹 외에도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거래를 한 혐의도 받는다. 그는 신라젠이 개발한 면역항암제 후보물질 ‘펙사벡’의 임상 중단 사실을 공시하기 전 회사 내부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팔아치워 대규모 손실을 막은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문 대표와 조씨의 구속영장실질심사는 오는 11일 서울남부지법에서 진행된다.
/손구민기자 kmsoh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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