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인수합병(M&A)’으로 큰 관심을 모았던 프랑스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의 미국 보석 업체 티파니 앤드 컴퍼니(이하 티파니) 인수가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LVMH는 지난 2일 파리에서 이사회를 열고 티파니 인수를 논의한 후 인수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지난해 11월 LVMH는 티파니를 162억 달러(약 19조8,0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밝혀 명품업계의 큰 주목을 받았다. 이는 여러 패션·명품 브랜드를 공격적으로 사들이면서 사세를 확장해온 LVMH의 역대 인수 규모 중 최대다.
LVMH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티파니 실적에 미친 타격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가 확산하며 전 세계적으로 티파니를 포함한 명품 매장이 잇달아 폐쇄됐고 관광객이 급감하며 명품업계의 경영 환경은 급격히 불안정해졌다. 이에 따라 티파니 인수를 통해 성장 가능성이 높은 보석 사업을 강화하겠다는 LVMH의 목표도 불투명해졌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LVMH가 티파니 인수 가격 인하를 제안했지만, 티파니가 재협상의 법적 근거가 없다며 거부하고 있다고 일부 언론은 전했다. 티파니는 앞서 LVMH가 제안한 인수가격인 주당 120달러가 회사의 가치를 현저히 저평가하고 있다며 거절했고, 양측은 재협상을 통해 인수가를 주당 135달러(16만원 상당)로 지난해 11월 확정했다.
미국에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에 항의하는 시위가 전국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것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25일 미국에서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의 가혹행위로 사망하자, 미 전역에선 인종차별을 반대하는 시위가 확산했다. 일부 지역에선 명품 브랜드를 포함한 매장들이 시위대의 약탈 공격을 받기도 했다.
/전희윤기자 heeyo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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