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열리는 제46대 미국 대통령선거와 관련한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대선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격차를 더욱 벌리며 앞서나가고 있다. 한 자릿수 대에 그치던 격차는 10%를 훌쩍 넘기며 지지층을 공고히 하는 모양새다.
8일(현지시간) CNN이 이달 2∼5일 미 전국의 성인 1,259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이날 공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3.4%포인트)에 따르면 만약 오늘 선거가 치러진다면 누구를 지지하겠느냐는 질문에 바이든은 55%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41%에 그친 트럼프보다 14%포인트 앞섰다.
지난달 시행된 같은 조사에서 바이든이 51%, 트럼프가 46% 지지율을 보인 것과 비교하면 둘의 격차가 더욱 커진 것이다. CNN은 “이번 결과는 미국이 11만명 이상 사망자를 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씨름하고 미니애폴리스에서 경찰이 조지 플로이드를 살해한 데 대한 대응으로 전국적으로 시위가 번지는 가운데 나왔다”며 이는 트럼프의 직무수행 지지율 하락과 맞물린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를 입증하듯 트럼프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찬성한다는 답변은 38%로, 지난달 조사보다 7%포인트 감소했다. 응답자 57%는 그의 직무수행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CNN은 이번에 나온 직무수행 지지율은 자체 여론조사에서 지난해 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전했다. 플로이드 사망 사건과 관련해 나타난 시위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평가도 좋지 않았다. 응답자의 61%는 시위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대응이 사태 처리에 도움이 되기보다는 오히려 해롭다고 답했다. 특히 84%는 인종 차별의 부당성과 경찰의 잔혹성에 항의하는 시위가 정당하다고 생각한다고 응답했다.
이번 결과를 포함, 최근 1주일간 공개된 여러 조사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을 크게 앞서고 있다. NBC 방송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유권자 1,000명을 조사해 전날 내놓은 여론조사에서도 바이든은 49%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트럼프를 7%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ABC방송과 워싱턴포스트(WP) 조사에서도 바이든은 53%, 몬머스대 조사에서 52%, NPR과 PBS방송 조사에서 50%를 기록했다. 반면 트럼프는 이들 조사에서 각각 43%, 41%, 43%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CNN 여론조사는 그들의 보도만큼 가짜”라며 힐러리 클린턴을 상대할 때 수치도 이와 같거나 했다면서 “민주당원들은 미국을 파괴할 것”이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처럼 그는 지난 2016년 대선 당시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클린턴 후보에게 뒤졌지만 실제 선거에서는 승리했다.
/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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