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주민 1,000만명 이상이 식량 지원을 받아야 한다는 국제기구의 분석이 나와 주목된다.
북한의 심각한 식량난 상황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대남 때리기에 열을 올리는 상황과 맥이 닿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북한은 경제난의 책임을 남한으로 돌리며 내부결속에 총력전을 펴고 있다.
유엔 산하 세계식량계획(WFP)은 9일 (현지시간) 북한 식량난 사태를 경고하며 주민 1,000만명 이상이 인도주의적 지원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엘리자베스 버스 WFP 대변인은 이날 화상 기자설명회에서 “북한의 인도주의적 상황이 여전히 암울하다”며 “북한 인구의 40%에 육박하는 1,000만명 이상이 인도주의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전했다.
버스 대변인은 “(북한에) 만성적인 영양실조가 퍼져있다”며 “5살 미만 어린이 10명 가운데 1명은 저체중, 5명 가운데 1명은 발육부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5세 미만 아동 170만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위험에 처해 있으며, 북한 주민 1,040만명은 깨끗한 식수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WFP는 올해 북한 주민 120만명을 대상으로 식량을 지원할 계획이며, 소요 예산은 5,400만 달러(약 648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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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FP의 추정대로 북한의 식량난이 가중될 경우 김 위원장은 내부 불만을 달래기 위해 선군정치를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 북한 매체들은 이날도 대규모 군중이 모이는 대남 규탄집회를 연이어 보도했다.
신문은 “어머니들은 쓰레기들의 망동을 묵인하는 남조선 당국자들의 행태가 더 역겹다, 북남관계를 총파산시켜야 한다고 하며 격분을 누를 길을 없어 하고 있다”며 남한에 맹폭을 가했다.
마스크를 낀 대규모 여성들이 “자멸을 재촉하는 역적무리들을 송두리째 불태워 버리자!” “민족반역자이며 인간쓰레기인 탈북자들을 찢어 죽여라” 등의 구호와 함께 집회에 참가하고 있는 모습도 공개했다.
신문은 이어 “온 나라가 분노의 불길로 활활 타 번지는 때” “어디를 가나 폭발 직전의 긴박한 공기” 등의 표현을 통해 대남 적대감을 고취하고 있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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