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가 아주 심각합니다. 언제 끝날지도 모르겠어요. 확실한 건 공공행정이 국민에 대해 무한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쪽방촌과 영중로를 둘러본 후 인터뷰를 위해 마주 앉은 커피숍에서 채현일 영등포구청장의 표정은 어두웠다. 4개월 이상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감염 확산 방지와 지역 주민 지원을 위해 매일 전쟁을 치르다시피하면서 쌓인 피로감이 느껴졌다. 인터뷰가 진행된 11일에도 지역에서 4명의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비상이 걸렸다. 채 구청장은 “보건부서뿐 아니라 모든 구청 직원들이 이전보다 2배 이상 일하고 있다”면서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조직이 당연히 해야 하는 책무지만 힘들어도 책임감과 열정을 가지고 헌신하는 직원들이 고마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영등포구는 서울지역에서 첫 확진자가 발생하자마자 구청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감염병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하고 지역사회 감염 차단을 위해 1월 30일부터 다중이용시설을 휴관하는 등 선제적으로 대응했다. 14일 기준으로 영등포구의 확진자 수는 51명이지만 외부 유입 감염이나 가족 간 감염 외에는 지역사회 집단 감염 사례가 없다. 구청의 코로나 대응에 대한 구민들의 평가도 후하다. 지난달 실시한 구민만족도조사에서 응답자의 90.3%가 구청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해 만족한다고 답했다. 채 구청장은 “주민분들의 적극적인 협조 덕분”이라면서 “구민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더욱 적극적인 행정을 펼치겠다”고 다짐했다.
채 구청장은 코로나19의 지역사회 감염을 효과적으로 차단하는 것과 함께 다가올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지역 경제를 조기에 활성화하는 방안을 마련하는데 모든 행정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그는 “민선 7기 전반부 2년 동안 민생 현장을 발로 뛰며 청소, 주차, 보행환경 등 구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기초행정을 튼튼히 하는데 집중했다면 후반부는 주민들의 건강을 지키고 골목상권과 지역경제를 살리는데 전력을 다할 것”이라면서 “구민과 소통하면서 여러 현안을 차근차근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성행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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