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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35년간 11명 도운 키다리 아저씨 “아이들 바른길 돕는 후원 멈출 순 없죠”

전직 공무원 김달용씨

1985년부터 결손아동 지원

20년전 위암수술 이후에도

아동후원·기부 멈추지 않아

퇴직후엔 지역봉사 나서기도

"도움 크기보단 위로가 중요"

사진제공=초록우산어린이재단




“결손가정 아이들이 바르게 자라도록 누군가는 이들을 보듬어야 하지요. 오랫동안 멈추지 않고 불우아동 후원을 이어올 수 있던 것에 감사할 뿐입니다.”

35년 동안 11명의 아이들을 후원한 ‘키다리 아저씨’ 김달용(68·사진)씨는 15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아주 작은 액수지만 아이들이 누군가로부터 도움을 받고 있다는 믿음을 계속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퇴직공무원인 김씨와 결손 아동들의 인연은 지난 1984년 겨울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충남 연기군청 소속이던 김씨는 한 주민이 군청에 부모가 없다며 데려온 5세 정도의 여자아이를 조치원의 한 보육원에 입소시켰다. 3개월이 지난 이듬해 아이를 보러 가자는 아내와 함께 보육원을 방문했지만 이미 다른 보육원으로 옮겨져 찾을 수 없었다. 김씨는 “너무 늦게 왔다는 후회가 들 무렵 그곳에 있던 원생 중 유독 외톨이처럼 보이는 다른 여자아이를 발견했다”며 “그 아이가 성인이 될 때까지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자는 데 내외가 뜻을 같이했다”고 회상했다.

넉넉한 살림살이는 아닌 탓에 당시 30만원 정도였던 말단 지방공무원 월급을 쪼개 소액을 보육원에 기부했다. 아이가 성장해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12년간 후원이 이어졌고 종종 아이를 집에 초대해 따뜻한 밥을 차려주기도 했다. 김씨는 첫 후원 이후 연을 맺게 된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을 통해 지금껏 10명에게 더 온정을 베풀었다.

그는 “충남 서천 지역 보육원의 한 지적장애 아동도 후원했는데 그 아이가 3년 동안 정성스럽게 써서 보낸 편지를 지금도 잊을 수 없다”며 “비록 작은 도움이지만 정기후원을 통해 안정감을 주는 게 필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고 말했다.

20년 전 그에게 찾아온 건강상 위기도 선행 의지를 꺾지는 못했다. 당시 위암 말기 판정을 받았지만 다행히 수술 후 회복되고 건강도 되찾았다. 그는 “시한부 선고까지 받고 회생했을 때 공공의료와 사회 덕분에 나을 수 있었다고 느꼈다”며 “건강 회복 후 아동 후원을 멈추지 않고 계속할 수 있는 힘을 얻어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외에도 적십자사 등 비영리단체에 기부했다”고 말했다.



1977년 연기군 전동면 서기로 시작해 세종시 출범 실무준비단장을 지낸 그는 세종시 정책기획관을 끝으로 2013년 정년 퇴임해 37년간의 공직을 마쳤다. 이후에도 2년 동안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세종시지부 자원봉사단장을 맡는 등 지역 봉사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결손가정 아이들이 바른 교육을 받으려면 경제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며 “우리 사회의 미래를 위해서도 도움의 손길이 더 많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동 후원에 망설이고 있다면 도움의 크기와 상관없이 꾸준한 격려와 위로가 아이들이 커가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박현욱기자 hwpark@sedaily.com

사진제공=초록우산어린이재단


사진제공=초록우산어린이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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