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발 위기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대규모 반도체 설비투자를 단행할 계획을 밝히면서 하반기 수혜가 예상되는 반도체 장비 업체들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번 분기 SK하이닉스의 중국 공장에 반도체 장비를 납품한 유진테크(084370)의 주가는 최근 일주일 새 22.32% 올라 2만7,400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의 평택공장 내 클린룸 설비를 수주한 것으로 알려진 신성이엔지(011930)도 20.63%의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이외에도 올 2·4분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곳에서 계약을 따낸 반도체 전공정 장비 전문업체 테스(095610)(12.69%)를 비롯해 에스앤에스텍(101490)(33.74%), 원익IPS(240810)(11.39%), 테크윙(089030)(8.83%) 등 향후 수주 가능성이 높은 장비 업체들을 중심으로 주가가 뛰었다. 올해 2·4분기에도 반도체 장비 기업들의 수주 공시가 이어진데다 대형 반도체 기업들이 하반기에 이어 내년 투자 계획까지 밝히면서 관련 장비 기업들의 실적성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높아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삼성전자는 18조원을 투입해 경기도 평택 제2공장(P2)에 시스템반도체(비메모리)와 낸드플래시 생산라인을 증설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올 1·4분기에만 지난해의 두 배가 넘는 6조원가량의 설비투자를 집행하는 등 코로나19 이후를 대비한 대대적인 설비투자를 강행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경기도 이천의 M16 공장을 늦어도 내년 초까지 완공할 계획인 점을 들어 올 하반기에도 반도체 장비 기업들의 수주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내년에는 오는 9월 착공이 예상되는 삼성전자의 평택 제3공장(P3)에 투입될 장비들의 수주 역시 기대해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 경제활동이 정상화 단계에 들어가면서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의 설비투자도 점차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미반도체(042700)는 미국 반도체업체 스카이웍스로부터 지난달과 이달 세 차례에 걸쳐 155억원 규모의 반도체 제조용 장비를 수주했다. 박찬호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대만의 TSMC 등은 적극적으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투자를 확대하고 있고 메모리반도체 업체들도 4·4분기부터 투자를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며 “코로나19가 범세계적인 언택트 수요를 자극하면서 로직반도체·메모리반도체 수요를 크게 창출할 것으로 예상돼 반도체 설비투자(Capex)도 선순환 관점에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한나기자 hanna@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