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군사행동을 보류하겠다고 나선 지 하루 만에 정경두 국방부 장관의 발언을 트집 잡으며 “실언하면 ‘보류’가 ‘재고’가 될 것”이라고 협박했다. 연일 강온 양면전략을 펼치며 한국을 농락하는 모양새다.
북한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24일 밤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담화를 내고 “북한이 대남 군사행동을 완전히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한 정경두 국방부 장관을 향해 자중하라고 경고했다.
김영철은 “남조선 국방부의 때 없는 실언 탓에 북남관계에서 더 큰 위기상황이 오지 말아야 한다”면서 “자중이 위기 극복의 열쇠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다고 밝혔다. 김영철은 “노동당 중앙군사위 예비회의에서는 조선인민군 총참모부가 제기한 대남군사행동계획들을 보류하였으며 추진중에 있던 일련의 대남행동들도 중지시키는 조치가 취해졌다”며 “남조선 당국의 차후 태도와 행동 여하에 따라 북남관계 전망에 대하여 점쳐볼 수 있는 이 시점에서 남조선 국방부 장관이 기회를 틈타 체면을 세우는데 급급하며 불필요한 허세성 목소리를 내는 경박하고 우매한 행동을 한 데 대하여 대단히 큰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정 장관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해 “북한이 대남 군사행동을 보류한다고 했는데 완전히 철회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김영철은 이 발언을 들어 “매우 경박한 처사였다는 것을 경고하지 않을 수 없다”며 “앞으로 저들의 철저한 ‘위기감시노력’과 ‘군사적대비태세’가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보장하는데 기여했다고 생색내기를 해볼 심산이었다면 너무도 부실하고 부적절한 시도”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보류’가 ‘재고’로 될 때는 재미없을 것”이라면서 “조선반도의 군사적 긴장 완화는 일방의 자제와 선의적인 행동의 결과만으로는 실현될 수 없으며 상호존중과 신뢰에 기초한 쌍방의 노력과 인내에 의해서만 비로소 지켜지고 담보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군사행동 보류를 지시한 지 하루 만에 남북관계에 긴장감을 불어 넣은 것이다. 그러나 김영철은 기존 대남 담화들과 달리 막말 등을 자제하며 수위는 조절하는 모습을 보였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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