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인천국제공항공사 보안검색 직원 직접 고용 관련 발언을 두고 정치권 안팎에서 비판이 이어지자 “을들의 전쟁에 기생할 생각말고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혁파를 위한 실질적인 정책대안을 제시하라”며 반격에 나섰다.
김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조금 더 배우고 필기시험 합격해서 정규직이 됐다고 비정규직 보다 2배가량 임금을 더 받는 것이 오히려 불공정”이라고 말해 거센 공격을 받았다.
김 의원은 27일 자신의 페이스 북에 ‘안철수, 하태경, 오세훈 세 분께 드립니다’라는 글을 통해 야당의 비판에 대해 반박했다. 김 의원은 우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이 협력 업체 이외 청년과 국민 모두에게 동등한 기회를 주라고 비판한 내용을 언급하며 “이는 정규직 전환이 예정된 보안검색 직원을 모두 해고 하고 새로 뽑자는 말과 같은말”이라며 “이게 정규직 신규채용이지, 어떻게 정규직 전환이냐”고 따졌다. 이어 “3년간 땀흘려 일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내보내고 일반 취준생과 똑같이 경쟁해서 정규직을 새로 뽑아야 한다는 논리는 도대체 얼마나 좋은 대학을 나와야 터득할 수 있는 건지 매우 궁금하다”고 했다.
김 의원은 또 하 의원이 ‘인국공 정규직은 토익 만점, 컴퓨터 활용 능력 1급 받고, 고시 수준 국가직무능력표준을 공부해서, 치열한 경쟁을 뚫어야 되는 자리’라고 언급한 내용도 제시하며 “하의원께서 그렇게 대단하다 생각하는 청년들의 바람이 연봉 3,500만원 주는 보안검색인가”라며 “자기가 갈 자리도 아니면서 험한 일 하던 노동자들이 정규직이 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어 “생계 걱정 없이 5년, 10년 취업 준비만 해도 되는 서울 명문대 출신들이나 들어갈 ‘신의 직장’에, ‘감히 어디서 비정규직들이 공짜로 들어오려 하느냐‘는 잘못된 특권의 그림자가 느껴지는 것은 저만 그런 것인가”라고 묻기도 했다.
자신을 ’얼치기 좌파‘라고 비판했던 오세훈 전 시장에 대해서는 “보수정권이 만든 비정규직의 나라에 대해 조금이라도 미안한 마음이 있다면 가만히 계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서 “사회적 연대를 강화해야 할 시기에 을과 을이 맞붙는 전쟁, 갑들만 좋아할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며 인국공 보안검색 직원들의 정규직 전환의 정당성을 강조하는 글을 올렸다. 김 의원은 그 글에서 “취업준비생의 미래 일자리를 비정규직 노동자가 가로채 간다는 논리는 부당하다 못해 매우 차별적”이라는 의견과 함께 “20만명이 넘는 분이 국민청원에 서명한 이유는 정부의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정책을 공격하려는 조중동(조선ㆍ중앙ㆍ동아일보)의 가짜뉴스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정규직과 비정규직 등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를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조금 더 배웠다고 2배 가량 임금을 더 받는 것이 오히려 불공정”이라고 주장하면서야권과 학계 등의 비판을 받았다.
문재인대통령의 경제정책을 설계한 것으로 전해진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은 이에 대해 “김 의원 월급이 왜 경남도의원보다 많아야 하는지”라며 “생산직 노동자에겐 주지 않는 차량비와 비서진들을 왜 김 의원에겐 제공하는지까지 포함해서 (묻고 싶은 것이 많다)”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또 “사회주의 체제로 가자는 것인가. 임금을 정부가 책정하겠다는 것인가”라며 “그 임금은 누가 부담하는가”라고 물었다.
대학 커뮤니티와 취업 정보 카페 등 20·30대가 즐겨 찾는 온라인 공간에선 “국회의원 됐다고 억대 연봉받는 것도 불공정”이라는 등 김 의원의 발언을 비꼬는 풍자 표현이 잇따랐다. 김두관 더불아민주당 의원은 그러나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의 지적이나 일반 네티즌의 문제제기는 이번 글에서 별도로 언급하지 않았다.
/박진용기자 yong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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