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5~7일간 설사·복통·혈변…출혈성 대장균감염증 ‘주의보’

안산 유치원생 집단 발병

병원성 대장균에 오염된

식품·물·손 등 통해 감염

잘 익히고 끓여 먹어야

경기도 안산시 유치원의 장출혈성 대장균감염증 확진자와 그 합병증으로 신장(콩팥) 기능이 급성으로 손상되는 용혈성 요독증후군(HUS) 의심증상 환자가 각각 58명, 16명으로 늘어났다. ‘햄버거병’으로 불리는 HUS 의심증상 환자 가운데 4명은 신장(콩팥) 투석치료를 받고 있다.

◇가열하면 균 죽어…손 씻기 등 위생수칙 지켜야

장출혈성 대장균감염증은 병원성 대장균(O157, O26, O103 등)에 감염된 식품·물이나 사람을 통해 전염되며 제대로 익히거나 끓이지 않고 먹었을 때 문제가 생긴다. 여름철에 흔히 발생하며 전염력이 매우 강하다. 오염된 쇠고기 가공 음식물이 가장 흔한 감염원이며 양·염소·돼지·개·닭 등에서도 병원성 대장균이 발견된다. 살균되지 않은 생우유, 오염된 퇴비로 기른 채소 등도 감염원이 될 수 있다. 분변에 오염된 호수나 수영장을 통해 균에 노출되는 경우도 있다.





2~10일(평균 3~4일)의 잠복기가 지나면 5~7일간 설사, 심한 경련성 복통, 혈변 등의 증상이 지속되다 대부분 호전된다. 안요한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장출혈성 대장균은 가열하면 사라지기 때문에 감염 우려가 있는 음식은 제대로 익혀 먹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감염증을 예방하려면 올바른 손 씻기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준수하고 육류 등 음식을 충분히 익혀 먹어야 한다. 채소·과일은 깨끗한 물로 잘 씻어 섭취한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확진자는 대부분 원생과 2∼3세 안팎인 원생의 형제자매”라며 “물·음식 뿐만 아니라 손을 통해서도 감염될 수 있으므로 손 씻기 등 위생수칙을 준수하고, 쇠고기 등은 충분히 익혀 먹고, 조리도구를 구분해 사용하고, 설사 등 증상이 있으면 음식을 조리하지 말고 즉시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치료는 수분 공급, 전해질 교정을 통한 보존적 치료 위주로 이뤄진다. 항생제 사용은 용혈성 요독증후군을 일으킨다는 보고가 있어 권고되지 않는다. 지사제 등은 사용하지 않는다. 환자는 격리해제될 때까지 음식 조리와 간호·간병·보육 등을, 설사 증상이 사라진 뒤 2주 동안 수영 등을 하면 안 된다.



◇소아·노인, 신장 손상으로 혈액투석 받게 될 수도

소아와 노인층은 장출혈성 대장균 감염 이후 급성 신장 기능손상, 혈소판감소증 등을 초래하는 용혈성 요독증후군으로 진행할 수 있다. 증후군은 적혈구가 병원성 대장균 등의 독소로 인해 파괴된 뒤 콩팥의 여과 시스템에 찌꺼기처럼 끼어 기능 손상을 초래한다.



1982년 미국에서 오염된 쇠고기 분쇄육이 들어간 패티를 덜 익힌 햄버거를 먹은 어린이 수십명이 이 증후군을 보여 햄버거병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연간 2만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200명 이상이 사망한다. 병원성 대장균 외에도 세균성 이질균·폐렴구균 등 감염, 항암제·먹는 피임약 복용, 전신성 홍반성 루프스, 이식거부반응 등에 의해 발병하기도 한다. 40~50%가량은 신장 혈액투석 치료가 필요하다. 10% 미만은 만성 신부전으로 진행하며 치사율은 2~7%로 알려져 있다.

출혈성 대장균감염증이 집단 발생한 경기도 안산시의 한 유치원에서 29일 경찰이 임의제출 받은 CCTV 자료 등이 담긴 상자를 차로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용혈성 요독증후군을 예방하려면 10세 미만 어린이에게 생선회·육회 등 날음식, 끓이거나 정수되지 않은 물을 먹이지 않는 게 좋다. 다진 고기는 속까지 완전히 익혀 먹어야 한다. 오염된 칼과 도마로 조리한 야채·과일도 위험할 수 있다.

2011년 독일에서는 장출혈성 대장균에 오염된 호로파 싹 채소를 먹고 3,816명의 감염증(출혈성 장염) 환자가 발생했으며 이 중 22%가 용혈성 요독증후군으로 진행돼 54명이 사망했다.

하지만 최근 의료기술의 발전으로 소아도 투석 등 신장의 역할을 대신해주는 치료(신대체요법)로 위험한 급성기를 넘기면 대부분 회복된다. 투석할 정도로 신장이 급성으로 심하게 손상된 어린이는 회복하더라도 일부가 다시 나빠져 만성 신장질환을 앓게 될 수 있다. 그래서 수년 이상 소아신장 전문의 진료를 받는 것이 안전하다. 하일수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10세 미만 어린이가 있는 가정과 유치원·학교에서 식재료와 조리에 특별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고영인 의원(안산 단원갑)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장출혈성 대장균감염증 환자는 2015년 71명에서 지난해 146명으로 증가했다. 이 중 9세 이하 어린이 환자의 비중은 30%(21명)에서 38%(56명)로 늘어났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