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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국회·정당·정책
이낙연 대세론 흔드나... ‘윤석열 신드롬’ 도대체 왜? [의사당역 1번출구]

정치판에 발 디뎌본 적도 없는데 대선주자 지지율 野 1위

조국 전 장관 등을 고강도 수사하며 보수 아이콘으로 등극

'지지정당 없음'서 지지율은 전체 1위 이낙연 의원보다 높아

①적의 적은 친구 ②뿌리 깊은 정치 불신 ③국민은 약자편

추미애(왼쪽)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연합뉴스




가히 ‘윤석열 신드롬’이라 할만 하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정당제도(政黨制度)를 채택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정당은커녕 국회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정치판’에 발 디뎌본 적이 없는데도 야권의 차기 대선 주자로까지 거론되고 있다. 단 한 번도 대통령직에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적이 없음은 물론이다. 그런데도 현재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을 놓고 보면 야권에서는 단연 1위다. 여권이 임명한 검찰총장을 ‘야권 잠룡’이라 일컫는 것이 어색하기는 하지만 야권 잠룡 가운데 유일하게 10% 이상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민심의 흐름을 세심히 살필 수 밖에 없는 ‘여의도’에서도 이제 대선판을 논할 때 그에 대한 얘기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의 화두가 됐다.

적의 적은 친구
윤 총장이 지난 2017년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특별검사팀’ 수사팀장이던 때까지만 해도 그가 언젠가 야권의 대선 주자로 거론될 것이라고 내다본 이는 없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 서울중앙지검장으로서 야권 인사에 대한 수사에 박차를 가했을 때까지, 아니 문재인 대통령이 “살아있는 권력 앞에서도 엄정해 달라”고 주문하며 그를 검찰총장으로 임명할 때까지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윤 총장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그의 일가를 대상으로 한 수사를 본격화하면서부터 그는 야권의 지지를 받는 상징적인 인사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당시 보수와 진보는 조 전 장관 거취 문제를 놓고 진영 대결을 펼치는 양상을 보였다. 대체로 보수 진영은 조 전 장관에 대한 반감이 컸고 진보 진영은 윤 총장을 마뜩지 않게 봤다. 보수 야당은 문 대통령과 조 전 장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는 높였지만 진영 입장에서 볼 때 실효성 있는 대응은 하지 못했다. 하지만 윤석열호(號) 검찰이 보여준 모습은 보수 야당이 보인 모습과는 실효성 측면에서 달랐다. 일례로 지난해 국회에서 열린 조 전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장에서의 가장 핫 이슈는 검찰이 조 전 장관의 배우자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를 기소하느냐, 기소하지 않느냐였다. 거칠게 말하면 보수 야당이 진영 상당수가 바라는 바를 스스로 이뤄내지 못하고 검찰에 기댄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조 전 장관은 진보, 윤 총장은 보수의 아이콘으로 각각 치환됐다.

뿌리 깊은 정치 불신
윤석열 신드롬이 일고 있는 데는 우리 국민의 정치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쉽게 말해 윤 총장의 인기는 그가 사회가 가장 신뢰하지 않는 정치인이 아니기 때문에 더 많을 수 있다는 얘기다. 통계청이 지난달 18일 발표한 ‘2019 한국의 사회지표’에 따르면 국민이 신뢰하는 기관은 군대(48.0%), 지방자치단체(44.9%), 중앙정부(38.4%), 법원(36.8%), 경찰(36.5%), 검찰(32.2%), 국회(19.7%) 순이었다. 한국행정연구원의 2019년 사회통합실태조사에서도 국회는 신뢰도 부문에서 4점 만점에 1.9점을 기록, 꼴찌의 불명예를 안았다. 2.1점을 받은 검찰도 점수가 높은 편은 아니지만 분명 국회 점수보다는 높다. 이 조사는 한국리서치가 2019년 9~10월 일반 국민 8,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여기에 더해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등의 그의 말이 회자 되면서 얻게 된 정의롭고 깨끗한 이미지도 한 인기 요인으로 지목된다.



국민은 약자편
검찰이 우리 사회 여러 절대 강자 중 하나라는 사실에 이견을 달 사람은 거의 없다. 검사는 기소권을 독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 직제 상으로 보면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 아래다. 한발 더 나가 문재인 대통령은 검찰총장 임면권자다. 정리하자면 윤 총장은 분명 절대 강자다. 그러나 문 대통령,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 비해서는 약자다.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것이냐면 지지하는 특정 인물이 없는 사람은 약자 편에 설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야구를 볼 때도 응원하는 팀이 경기를 펼치지 않는다면 강팀과 약팀 가운데 약팀이 이기길 바라기 마련이다.

실제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는 최근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윤 총장이 ‘없음/모름·무응답’ 유보층과 홍준표·황교안·오세훈·안철수 등 범보수 야권 주자 선호층을 흡수해 이낙연·이재명·윤석열 3강 구도가 형성됐다고 밝혔다. 모두가 그렇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없음/모름·무응답 유보층 중 일부가 약자편에 선 국민일 수도 있다. 최근 추 장관과 더불어민주당이 윤 총장에 대한 비판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한가지 주목할 만한 점은 지지 정당이 없다고 밝힌 ‘없음’ 층은 적은 차이이기는 하지만 이낙연 민주당 의원(10.8%)보다 윤 총장(11.0%)을 더 지지했다는 것이다. 이 의원(30.8%)과 윤 총장(10.1%) 지지율 격차가 20.7%포인트라는 것을 감안하면 흥미로운 사실이다.



조사는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의 의뢰로 22일부터 26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성인 남녀 2,53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무선(10%), 전화면접 및 무선(70%), 유선(20%) 자동응답 혼용, 무선전화(80%)와 유선전화(20%) 병행 무작위생성 표집틀을 활용한 임의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됐다. 통계보정은 4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 기준 성·연령·권역별 가중치 부여 방식으로 이뤄졌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1.9%포인트이며 응답률은 4.1%다. 자세한 사항은 리얼미터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임지훈기자 jh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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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06 17:03:45시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