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902명에 달하는 보안검색직원의 정규직 전환으로 공정성 논란을 일으킨 인천국제공항공사의 경우 인건비가 지난 4년간 70% 이상 급증했지만 최근 신규 채용은 연간 100명대에 불과했다. 올 1·4분기에는 신규 채용이 1명에 그쳤다. 늘어난 인건비의 대부분은 4년간 4,810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데 들어갔다. 지난해 공공기관의 절반이 전년에 비해 신규 채용을 줄였을 정도이니 청년들이 정규직 전환의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무슨 일이든 무리하면 탈이 난다. 공공기관들이 감당하지 못할 정도의 속도전으로 정규직 전환을 밀어붙이다 보니 한 자리라도 더 늘려야 할 청년 일자리를 줄이는 역효과를 냈다. 청년들을 거의 뽑지 못한 채 인건비만 계속 늘면 이로 인한 재무건전성 악화는 결국 국민이 짊어져야 한다. 만만한 공공기관을 윽박지른다고 해서 비정규직 문제가 해결되는 게 아니다. 정부가 공공기관의 손목을 비틀어 비정규직을 약간 줄이는 사이 민간기업의 비정규직은 급증하고 있으니 눈 가리고 아웅밖에 더 되는가. ‘묻지마’식 정규직 전환이 되레 청년들의 새 일자리를 줄인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정부는 이제 공공기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강행을 정당화하는 궤변을 멈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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