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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에세이] 1만4,000가지 통행권·빗자루 제설작업…사진으로 본 경부고속도로 50년

1970년 7월7일은 경부고속도로가 개통한 날이다. 정부는 이날을 ‘도로의 날’로 지정하고 기념 행사를 열고 있다. 올해는 경부고속도로가 개통한 지 50년을 맞는 해다.

국토교통부와 한국도로협회는 7일 오후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2020 도로의 날’ 기념식을 열었다. 이날 행사는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어려운 경제환경을 극복하고 재도약하겠다는 다짐을 담은 ‘기적의 50년! 희망의 100년!’이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한국도로공사는 도로의 날을 맞아 1960년 경부고속도로 건설이 시작된 시점부터 현재까지 ‘고속도로 변천사’ 사진을 공개했다.

1960년대 경부고속도로 공사 현장. /이하 사진제공=한국도로공사




고속도로 건설을 시작할 당시 우리나라의 토목 기술력은 매우 낮은 수준이었다. 그럼에도 경부고속도로는 순수 우리 기술로 완성됐다.

경부고속도로 최대 난공사 구간으로 꼽히는 당재터널 현장에서는 발파작업을 하면 토사가 쏟아져 내리는 낙반사고가 무려 13번이나 발생했으며, 지질상황에 따라 하루에 30cm도 파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연장 201m, 높이 35m인 대전육교는 건설 당시 최고 높이의 교량이었으며,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커브형 아치교였다. 2001년 이후 사용하지 않고 있으나, 근현대시기 대한민국 토목기술력이 집약된 상징성을 인정받아 건설 50주년을 맞은 올해 국가등록문화재 제783호로 등록됐다.

턱없이 모자란 장비 탓에 경운기를 사용해 롤러를 돌리기도 했다


현재 국내 토목 기술력은 지난 50년간 고속도로를 건설하며 축적한 노하우와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국제경쟁력을 갖췄다. 서해대교는 2000년 11월 개통 당시 총길이 7,310m, 주탑 높이는 63빌딩과 비슷한 182m로 해상교량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였다. 착공부터 개통까지 7년 동안 연인원 220만 명과 장비 45만대가 동원됐다.

경부고속도로 개통 초기 도로 유지보수 현장 모습.


고속도로 제설 작업을 벌이는 인부의 모습.


경부고속도로 개통 당시 한국도로공사는 고속도로 유지관리 경험이 전혀 없었다. 노면청소나 제설작업은 빗자루와 삽을 사용했으며, 시설물 점검도 망원경 외에는 육안에 의존하는 기초적 수준이었다. 1980년대에 들어서야 유지관리제도가 정착되었으며, 1990년대 이후 점차 현대화·기계화를 거듭했다.

안전순찰업무 역시 유지관리업무의 일환으로 시작됐다. 개통 초기 주간에는 유지보수 담당자가 순찰업무까지 수행했으며, 야간에는 당직근무자가 순찰업무를 수행했다. 1970년 9월 시행된 도로법에 따라 한국도로공사 최초의 안전순찰원이 현장에서 근무를 수행하게 된다.



1980년대 교량점검 현장.


경부고속도로 개통 초기 통행권


1990년대 설 명절 당시 정체된 고속도로.


고속도로 수납의 역사는 1968년 경부고속도로 서울-오산 구간과 경인고속도로 서울-인천 구간이 개통되면서 시작됐다.

일 평균 교통량이 9,000여 대에 불과하던 시절, 고속도로 입구에서 종이통행권을 구입해 출구에서 제출하는 식이었다. 운행 중 목적지를 변경할 경우 출구에서 추가요금을 내거나 잔여요금을 환불받아야 했다.

1980년대에는 차량을 4종(소형/보통/승합/버스 등)으로 분류했는데, 전국의 고속도로 영업소는 59개(1985년 기준)였기 때문에, 영업소 부스 하나에서 판매하는 통행권의 종류는 무려 230여 가지나 됐다. 게다가 영업소별로 각기 다른 통행권을 발행했기 때문에, 전국으로 따지면 무려 1만 4,000가지 통행권이 존재했다. 1982년 자동요금시스템 ATS(기계화 수납방식의 시초)를 도입했으나 차종 분류 기능의 한계로 확대되지 못했다.

1994년 8월 16일 통행료 수납 기계화시스템(TCS)이 전면 도입되면서, 고속도로와 함께 탄생했던 종이통행권은 사라졌다. 입구 유인 발매는 자동 발권기로 변경되고, 통행료 지불방식도 고속도로 카드 등으로 다양해졌다. 요금 징수방식의 대대적인 변화로 차량 1대당 수납시간은 기존 24초에서 14초로 크게 단축됐다.

하이패스는 2000년 6월 판교, 청계, 성남 3개소에서 시범 운영에 들어갔으며, 이후 단계적 확대를 거쳐 2007년 12월 전국 고속도로에 구축됐다. /세종=조양준기자 mryesandn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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