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괴를 실은 러시아 함선 ‘돈스코이호’를 발견했다며 투자 사기 행각을 벌인 주범과 공모한 혐의로 구속된 김모 유니버셜그룹(전 신일그룹) 대표가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8일 서울남부지법 형사8단독 최연미 판사 심리로 열린 김 대표에 대한 첫 공판에서 김 대표는 “신일그룹 사건 피해자들의 피해를 보상하려고 노력했을 뿐이고 사람들을 속여 투자금을 편취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 대표는 류승진 전 신일그룹 대표(해외도피)와 공모해 트레저SL코인 및 유니버셜코인 구매 대금으로 약 116억여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일명 ‘돈스코이호 사기 사건’으로 불리는 이 사기 사건은 2018년 7월 울릉도 인근 해저에 금괴 200톤을 실은 채 침몰한 러시아 함선 돈스코이호를 인양하겠다며 가짜 가상화폐인 신일골드코인(SGC)을 발행해 나눠주고 투자금을 모은 사건이다. 앞서 이 사건과 관련해 류 전 대표와 공모한 김모(53) 전 신일그룹 부회장과 허모(59) 전 신일그룹 돈스코이호 국제거래소 대표, 류 전 대표의 누나 등은 지난해 실형을 선고받았다.
해외로 출국한 주범 류 전 대표는 현재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류 전 대표는 돈스코이호 사건 후에도 신일그룹의 사명을 ‘SL블록체인그룹’으로 변경하고 “25조원어치 금광석이 매장된 광산을 개발하겠다”며 ‘트레져SL코인’이라는 가상화폐를 만든 뒤 이를 사는 투자자들에게 금광 채굴 수익을 나눠주겠다고 주장했다. 이에 경찰이 SL블록체인그룹을 사기 혐의 등으로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에 나서자 류 전 대표는 다시 ‘유니버셜그룹’으로 사명을 바꾸고 새로운 가짜 가상화폐인 ‘유니버셜코인’을 발행해 투자자들을 모은 바 있다.
/방진혁기자 bread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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