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권위를 자랑하는 아쿠타가와(芥川) 문학상을 받게 된 작가가 15일 한국 드라마를 보던 중 수상자로 결정됐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공개적으로 밝혀 눈길을 끌었다.
일본문학진흥회는 이날 제163회 아쿠타가와상 심사회를 열어 수상작으로 도노 하루카(遠野遙·28) 작가의 ‘파국’(破局) 등 2개 작품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가나가와(神奈川)현 출신으로 게이오(慶應)대학을 졸업한 뒤 지난해 ‘개량’(改良)이라는 작품으로 데뷔한 도노 작가는 현대인의 고독을 냉철한 문체로 그리는 소설가로 일본 문단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이번에 아쿠타가와상 후보로는 처음 올라 바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번 수상작 ‘파국’은 모교 럭비부를 지도하면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대학 4년 남학생을 주인공으로 한 소설이다. 자신의 욕망에 충실한 주인공의 일그러진 내면이 한 여성과의 교제를 계기로 드러나면서 파국으로 치닫는 과정이 담담한 필치로 묘사됐다고 한다.
도노 작가는 NHK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수상 소감을 묻는 말에 “출판사에서 편집자와 한창 한국 드라마를 보고 있는데 (수상 소식을 알려주는) 전화가 걸려 왔다”면서 역사가 깊은 상을 받게 돼 명예롭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일본의 전설적인 소설가 아쿠타가와 류노스케(芥川龍之介·1892∼1927)를 기리기 위해 제정된 아쿠타가와상은 주로 신진 작가를 대상으로 하는 순수문학상이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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