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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보다 강한 소매판매에도 美 경기회복 느려진다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6월 소매판매 전월 대비 7.5% 증가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 130만건 달해

“코로나19 재확산에 7월 고용 나쁠 것”

미 증시와 실물 경제의 괴리는 언제까지 지속될까. 최근 미국 경제의 회복세가 L자나 더블딥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늘고 있다. /AP연합뉴스




6월 미국의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7.5% 증가했습니다. 시장 예상치(5.0%)를 웃돌았는데요. 소비는 미국 경제의 3분의2를 차지합니다. 그래서 소비동향이 경제에 매우 중요합니다. 경기가 V자 회복을 할 수 있느냐를 점치는 주요 지표가 되기도 하지요.

하지만 소매 회복에도 전체적인 경기가 V자로 회복할 가능성에 대한 기대는 옅어지고 있습니다. 물론 이는 증시와는 별도입니다. 16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일제히 하락하긴 했지만 증시는 더 간다는 예측이 나옵니다. 스콧 마이너드 구겐하임파트너스 글로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블룸버그TV에 “증시는 계속 더 올라갈 것”이라고 했는데요. 최소 실물 경기는 그렇지 않은 상태라는 겁니다(실물과 금융시장의 디커플링(탈동조화)이 어디까지 갈지 궁금해지는 부분이기도 하죠).

소비 뒷받침하는 고용 여전히 약해...희미해지는 V자 반등
미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액션 이코노믹스의 마이클 잉글런드는 “경제의 일부분은 V자로 돌아오고 있지만 나머지는 L자나 U자 형태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가 말하는 V자는 소매판매인데요, L과 U자는 서비스업과 접객 등을 말합니다.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캘리포니아를 비롯해 주요 지역은 경제활동 재개를 중단하고 셧다운(폐쇄)을 재개했습니다. 코로나19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플로리다와 텍사스, 애리조나가 국내총생산(GDP)의 약 30%를 차지하는 만큼 이들 주의 경제활동 둔화가 3·4분기 숫자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특히 소매판매도 최근에는 증가세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의 그레고리 다코는 “6월 마지막 주와 7월 초부터 소비지출 증가속도가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오클라호마 털사에 주차돼 있는 비행기들. 코로나19에 따른 수요 급감에 미국 항공사들은 수만명의 임시해고를 준비 중이다. /로이터연합뉴스


소비를 유지하는 핵심인 고용도 흔들립니다. 16일(현지시간) 나온 지난 주(7월5~11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130만건으로 예상치(125만건)보다 많았습니다. 17주 연속으로 100만건 이상을 기록하는 중입니다.

실제 7월 고용지표는 좋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습니다.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은 아메리칸에어라인은 10월까지 2만5,000명을 감축해야 할 수 있다고 밝혔고, 유나이티드는 3만6,000명의 직원들에게 10월에 임시해고를 당할 수 있다고 통보했습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3월과 4월, 두 달에만 사라진 일자리가 약 2,200만개입니다. 5월과 6월 일자리가 늘었지만 여전히 3분의2는 돌아오지 않았는데요. 7월의 코로나19 재확산은 고용에 다시 타격을 줄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손성원 로욜라메리마운트대 교수는 “V자 회복은 불확실하며 가장 좋은 경우가 점진적인 회복이나 W자형”이라며 “만약 우리가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을 하지 않는다면 더 엄격한 셧다운이 올 것”이라고 했습니다.



연준, 더블딥 혹은 변동성 큰 회복 전망...추가 부양책 나와야
같은 맥락에서 최근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계속해서 경고음을 내고 있습니다. 지난 15일 연준이 “경제활동이 거의 모든 지역에서 증가했지만 펜데믹(대유행) 이전 수준에는 한참 멀었다. 향후 경기전망이 매우 불투명하다”고 한 것을 비롯해 라엘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는 미국 경제가 더블딥(double dip·이중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했습니다.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은 단기간에 근로자들을 모두 재고용하는 일은 어렵다고 하기도 했죠. 앞서 설명 드렸지만 고용이 살아나지 않으면 지속 가능한 소비도, 경기회복도 이뤄질 수 없습니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인 패트릭 하커도 “미국 경제가 파도가 치는 회복을 하게 될 것”이라며 고통스러운 경제하강이 오래 지속될 것이라고 점쳤습니다.

은행들의 대손충당금 적립액이 크게 늘어난 것도 불안 요소입니다. JP모건체이스와 웰스파고, 씨티 등 3개 은행이 코로나19에 따른 대손충당금으로 280억달러를 적립했는데요.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2·4분기 순이익이 35억3,000만달러(약 4조3,000억원)로 전년 동기(73억5,000만달러)보다 52% 급감했습니다. 투자은행(IB)들의 경우 실적이 좋지만 이는 주식과 보험거래 증가 때문이라 상황이 다릅니다.

미국 상업은행들이 코로나19에 따른 대손충당금 적립으로 순익이 대폭 감소했다. 투자은행(IB)들의 호실적인 주식거래 같은 분야에서 이익을 낸 것으로 상황이 다르다. /AFP연합뉴스


이렇다 보니 추가 부양책에 관심이 쏠립니다. 생각보다 좋지 않은 경기를 띄우기 위해서는 진작책이 필요하기 때문이죠.

추가 부양책은 증시와 경제에 호재이긴 하지만 사실 이것만 놓고 보면 경기가 그만큼 나쁘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양쪽 측면을 모두 갖고 있는 것인데요.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이날 “현재 준비 중인 코로나 부양책이 최소 1조3,000억달러가 될 것”이라며 “코로나바이러스가 재확산하고 있어 이것으로는 부족하다”고 강조했습니다. V자로 시작해 L자로 가고 있다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분석을 곱씹어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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