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피해 호소인' 지칭에 이언주 "내로남불 아닌 '이중인격'…철저한 위선"

이언주 전 미래통합당 의원/연합뉴스

실종신고 7시간 만에 숨진 채 발견된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성추행 혐의로 고소당한 것과 관련, 이언주 전 미래통합당 의원이 “이쯤되면 ‘내로남불’ 정도가 아닌 ‘이중인격’”이라며 범여권의 미온적인 태도를 향해 날을 세웠다.

이 전 의원은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들이 그간 떠들었던 여성 인권, 사회적 약자 보호는 다 어디로 갔느냐”고 지적하면서 이렇게 목소를 높였다.

이 전 의원의 이같은 발언은 더불어민주당과 서울시 등에서 박 전 시장을 고소한 여성을 ‘피해 호소인’ 등으로 표현하면서 사실상 ‘피해자’로 인정할 수 없다는 뜻을 내비친 것에 대한 비판으로 읽힌다.

그러면서 이 전 의원은 “윤준병 민주당 의원은 ‘침실, 속옷 등 상징조작’을 운운하며 가짜 ‘미투’를 주장하고, 그간 성인지감수성을 운운하며 홀로 깨어있는 척을 하던 여검사들은 피해자를 조롱하거나 침묵을 지키고 있다”고 비판의 수위를 끌어올렸다.

서지현 검사/연합뉴스

박 시장의 성추문에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고 있던 서 검사는 지난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많은 기대를 해주시는 분들께 송구스럽게도 도져버린 공황장애를 추스르기 버거워 저는 여전히 한마디도 하기 어렵다”며 “한마디도 할 수 없는 페북은 떠나있겠다”고 밝혔다.

이 전 의원은 이어 “가해자가 상대 진영에 있으면 죽일 듯 달려들면서, 자기네 편이 한 짓은 미화하고 변명하고 침묵하는 것이냐”고 쏘아붙인 뒤 “이들은 힘없는 여성의 무기력함에 한 번도 공감한 적 없는데, 그냥 정치적 공세를 위해 그런 척 했던 것이냐”고도 적었다.

아울러 이 전 의원은 “힘든 상황에 처한 약자들의 마음을 진정으로 공감하기보다, 그저 정치적으로 그 상황을 이용하고 싶었던 것 아닐까 하는 생각으로 씁쓸하다”면서 “깨끗한 척, 정의로운 척, 여성친화적인 척은 다 해놓고 알고보니 철저한 위선이었던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덧붙여 이 전 의원은 “결국 이들은 가짜였을 뿐”이라면서 “이 사안은 진보, 보수 등 진영 문제가 아니라 얼마나 정직하고 정의로우냐의 문제. 민주당 등은 가장 가부장적이고 가장 권력지향적이면서 아닌 척 하느라 얼마나 힘들었겠느냐”고 비꼬았다. /김경훈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