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아이러브(ILUV) 전 멤버 신민아(활동명 민아)의 왕따 논란이 소속사와의 진실 게임으로 치닫고 있다. 그룹 AOA 지민에게 10년간 괴롭힘을 당했다고 폭로한 권민아 사건이 불거진 지 보름이 채 되지도 않아 또다시 아이돌 내부 문제가 폭로되면서 멤버간 불화, 소속사의 책임론이 번지고 있다.
최근 팀을 탈퇴한 신민아는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Cocoah코코아’를 통해 14일 한강에서 극단적인 시도 끝에 경찰관에게 구조됐다고 밝혀 모두를 놀라게 했다. 그는 “정말 괴롭다. 제발 나를 괴롭히는 걸 멈춰달라”고 호소해 팬들의 우려를 샀다.
이후 온라인상에 신민아가 활동 당시 멤버들에게 왕따를 당해 우울증과 불면증 등을 앓게 됐다는 이야기가 떠돌면서, 신민아가 지칭한 이들이 멤버들이라는 의혹이 생겨났다.
신민아를 비롯한 일부 멤버들이 아이러브를 탈퇴하면서 남은 멤버들은 팀을 재정비해 내달 새로운 그룹 보토패스로 재데뷔할 준비를 하고 있던 상황. 논란이 불거지자 소속사 측은 신민아의 주장이 허위사실이라며 현재 신민아가 대면을 거부하고 있고, 정신적인 질환을 앓고 있다고 주장했다. 근거 없는 내용이 확산되면서 소속 아티스트를 보호하기 위해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고 경고했다.
신민아는 즉각 소속사의 대응에 반박했다. 자신을 괴롭히고 있다는 인물들을 지명하지 않았던 신민아는 “내 우울증, 공황장애, 불면증은 회사에 들어가서 멤버들로 인해 생긴 거라고 회사 사람들 다 알지 않냐”며 소속사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내가 뭘 말할지 모르니까, 내 말이 사실이니까 비밀 유지 각서를 보낸 거지 않냐”고 폭로했다.
신민아와 소속사는 전혀 다른 주장을 내세우면서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신민아가 극단적인 시도까지 하면서 이런 주장을 펼치자,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팬들까지 위로와 응원을 보내고 있다. 보토패스(전 아이러브)는 데뷔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멤버 간 일방적인 괴롭힘 의혹은 치명타가 돼버린 상태다.
특히 신민아 논란에 네티즌이 분노하게 된 것은 얼마 전 비슷한 사건 때문이다. AOA 전 멤버 권민아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지난 10년간 같은 멤버 지민에게 괴롭힘을 당해 여러 차례 극단적 시도를 했다며 왼쪽 손목의 자상까지 공개했다.
일파만파 커진 논란 끝에 지민이 권민아에게 사과를 하면서 일단되는 듯했으나, 지민이 올린 사과문이 다시 도화선이 돼 권민아의 폭로가 이어졌다. 대중의 분노 또한 심화되면서 결국 지민은 AOA 탈퇴와 연예 활동 중단을 선택했다. AOA 리더이자 주축 멤버였던 지민이 탈퇴하면서 AOA는 위기를 맞았다. 예정돼있던 9월 스케줄 또한 취소하면서 팀 활동은 불투명해졌다.
같은 꿈을 위해 모였지만, 비교적 어린 나이에 폐쇄적 시스템 속의 아이돌은 어렵지 않게 왕따 및 불화 사건에 휘말린다. 또 이런 시스템을 만든 소속사에 대한 지적도 이어진다. 타 아이돌 기획사 관계자는 “생각보다 비일비재한 일이다. 터질 게 터진 느낌”이라며 “데뷔시키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중재라기보다는 그대로 그냥 이끌어가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다”고 했다. 과거 티아라가 왕따 논란에 휩싸이면서 수년간 이미지 회복을 하지 못한 것 또한 소속사의 안일한 대처 때문이라는 말도 괜히 나온 것이 아니다.
심리상담가 김동철은 SBS ‘본격연예 한밤’을 통해 “사회에 대한 상황 판단 인식들이 미흡한 나이가 청소년 나이다. 그 시기에 교육이라든지 다양성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통제되고 폐쇄적이니 아이들같이 싸우게 된다. 발전되고 성숙된 행동이 아닌, 거꾸로 가는 행동들이 만들어지는 것”이라며 “가해자도 보고 피해자도 봤더니 둘만의 문제가 아니었던 거다. 회사와의 갈등, 개인의 트라우마 문제, 아티스트로서의 열등감 문제가 다 섞여있다. 가수들 간의 소통과 공감을 만들어주는 프로그램이 있어야 할 것 같다. 소속사 안에 선후배가 있을 텐데 멘토십을 만들어서 편하게 이야기하는 환경이 있다면 그런 일은 줄어들지 않을까 한다”고 조언했다.
/추승현기자 chus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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