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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문대통령 개원연설 공감할 수 있나

김형준 명지대 교수·정치학

김형준 명지대 교수




문재인 대통령이 21대 국회 개원 연설을 했다. 민의의 전당인 국회에서 대통령이 향후 국정 운영 방향과 정부가 추진하는 핵심 정책의 내용과 방식을 설명하고 협조를 구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 이 기조에서 문 대통령은 연설에서 협치, 부동산 대책, 한국판 뉴딜 정책, 남북 관계 등에 대한 구상과 의지를 밝혔다.

그러나 문 대통령의 개원 연설은 국민이 공감하기엔 몇 가지 한계가 있었다. 문 대통령은 “21대 국회는 대결과 적대의 정치를 청산하고 반드시 협치의 시대를 열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런데 문 대통령은 그동안 협치 실패와 관련해 “모두의 공동 책임”이라는 인식을 드러냈다. 마치 협치와 협조를 혼동하는 것 같다. 21대 국회 여당 단독 개원, 18개 국회 상임위원장 여당 독식, 역대 최대 규모의 추경안 여당 단독 처리, 공수처장 추천 국회 압박 등 청와대와 여당이 야당을 무시한 채 모든 것을 힘으로 밀어붙인 후에 “협치하자“고 하니 어리둥절하다.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는 식으로 야당의 협조가 협치의 조건인 양 생각하는 것은 ‘말로만 협치’를 하겠다는 선언과도 같다. 정부 여당이 협치 시대를 열려면 아무리 힘이 있어도 제도적으로 자제하고 야당을 존중하고 관용을 베풀어야 한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선 “지금이야말로 당파적 이해관계를 뛰어넘어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지혜를 모을 때”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문 대통령이 2017년 5월 취임식 직전 자유한국당을 방문해 “북한과 관련된 중요한 정보를 야당에게 제공하겠다”는 약속을 지켜야 한다. 한반도 평화를 반대할 국민은 없다. 그러나 북한의 막말과 도발에 침묵하면서 북한 입장에만 동조하는 ‘굴종적 평화’는 해법이 아니다. ‘한반도 평화의 불가역성‘을 위해서라도 남북관계는 상호존중·호혜 원칙이 적용돼야 하고, ‘북한 비핵화 없는 평화’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



문 대통령은 “부동산 투기를 통해서는 더 이상 돈을 벌 수 없다”고 했다. 그러나 22번의 부동산 대책이 발표될 정도로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이미 실패했다. 김현아 미래통합당 비대위원은 “현 정부 부동산 정책이 ‘4무(무시·무지·무능·무리수)’이다 보니 시장이 정부 의도와는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고 주장한다. 결국 정부의 의지가 아무리 강해도 무능하면 성과를 낼 수 없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오죽하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이 한 방송 토론회 직후 ”그렇게 해도 (집값은) 안 떨어질 것이다”고 했겠는가.

문 대통령은 한국판 뉴딜은 “새로운 미래로 가는 열쇠“ 라며 ”선도 국가로 도약하기 위한 국가 발전 전략이자 대한민국 대전환 선언”이라고 했다. 이어 “2025년까지 114조원을 직접투입하겠다“고 했다. 지금은 집권 초기가 아니다. 새로운 어젠다를 제시하기 보다 그동안 정부가 제시했던 정책들이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현 정부 출범 후 소득주도 성장, 혁신적 포용 국가, 평화 경제 등 수없이 많은 어젠다를 제시했다. 구상은 누구나 밝힐 수 있다. 그러나 성과 없는 구상은 공허하다. 문 대통령의 개원 연설이 국민 공감을 얻으려면 대통령이 인식적 오류에서 벗어나 ‘행동하는 협치’를 실천해야 한다. 부동산 정책 실패 책임자를 교체하고 진짜 정책 전문가를 등용하는 혁신 인사를 통해 국민에게 정책 변화의 신호를 보내야 한다.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흔들림 없는 최종 목표로 설정하고, 성공적인 한국판 뉴딜을 위해선 재정투입만이 아니라 규제 개혁에도 집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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