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대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국회 입성에 성공한 홍준표 의원이 이인영 통일부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사상검증’ 질문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태영호 미래통합당 의원을 두둔하고 나섰다.
홍 의원은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답변과 관련, “차라리 ‘한때는 주체사상에 심취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라고 답변했다면 훨씬 돋보였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홍 의원은 “통일부 장관 인사청문회의 가장 핵심적인 의제는 사상검증”이라고 전제한 뒤 “그 대상자가 친북활동의 전력이 있었다면 더욱더 그러하다“고 강조하면서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1기 의장을 지낸 이 후보자의 경력을 짚었다.
홍 의원은 이어 “인사청문회에서 청문 대상자에게 ‘주체사상을 가진 적이 있느냐’, ‘전향을 한 적 있느냐’라는 질문을 두고 색깔론 운운하는 것은 천부당만부당한 공격”이라고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홍 의원은 “색깔론과 본질론을 구분도 못하는 지력(知力)을 가지고 어찌 대한민국 국회의원이라고 할 수 있느냐”고도 적었다.
홍 의원은 또한 “질문을 질문 그대로 이해하고 답변 내용은 국민들의 판단에 맡기면 될 일을 5공 시대에나 통했을 색깔론을 들이대면서 본질을 피해 가는 것은 참으로 뻔뻔한 대응”이라고 거듭 쏘아붙였다.
앞서 태 의원은 지난 22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에서 열린 이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이 후보자의 전대협 의장 경력을 거론하면서 “나는 ‘대한민국 만세’를 부르며 사상 전향을 검증했는데 이 후보자는 언제 사상 전향을 했는지 찾을 수 없었다”, “1980년대 북한에서는 남한에 주체사상 신봉자가 많다고 했다”, “전대협 조직 구성원들은 매일 아침 김일성 초상화 앞에서 남조선을 미제에서 해방하기 위한 충성 교리를 다진다고 했다더라”, “이 후보자는 언제 어디서 주체사상을 버렸느냐, 주체사상 신봉자가 아니라는 공개선언을 했느냐” 등의 질문을 잇따라 던졌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사상 전향 여부를 묻는 건 아무리 청문위원의 질문이어도 온당하지 않다”고 반발하면서 “북한 주체사상 신봉자였던 적이 없다. 사상 전향을 강요하지 말라. 전향이라는 것은 북에서 남으로, 혹은 남에서 북으로 간 사람이 하는 것”이라고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이 자리에 있던 외통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의 강한 반발도 이어졌다. 김영호 의원은 “대한민국 4선 국회의원, 장관 후보자에게 주체사상을 포기하라거나 전향했느냐고 묻는 것은 국회를 모욕하는 행위”라고 강하게 항의했다.
민주당 소속인 송영길 외통위원장 역시 “사상 검증은 필요할 수 있지만, ‘사상 전향’이라면 주체사상 등 특정 사상이 있다고 전제하는 발언이어서 논리의 모순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경훈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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