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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초점] 폭로와 루머로 멍든 연예계, 남은 건 씻을 수 없는 상처뿐

에이프릴 나은(왼쪽), AOA 설현(가운데), 에이핑크 오하영 / 사진=서울경제스타 DB




하루 걸러 하루 연예인들을 둘러싼 폭로와 루머가 난무하고 있다. 연예계를 둘러싼 숱한 소문은 언제나 가십거리였으나, 누구나 쉽게 온라인을 접할 수 있는 시대에 접어들며 소문이 사실처럼 받아들여지는 속도는 말 보다도 전파가 빠르다. 대부분 ‘익명’이라는 탈을 쓴 채로….

최근 연예계를 둘러싼 가장 큰 이슈는 ‘왕따 논란’이다. 학창시절 따돌림을 당했다는 이야기부터 함께 팀 활동을 하면서 괴롭힘을 당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중에는 사실인 이야기도 있지만, 실체 없는 루머로 밝혀지는 경우도 다반사다.

22일 한 커뮤니티에는 그룹 에이프릴 이나은의 초등학교 동창생이라고 주장하는 네티즌 A씨가 과거 그에게 괴롭힘을 당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A씨는 이나은이 초등학교를 졸업한 대전에 거주하고 있다는 증거로 신분증을 인증하기도 했다. A씨의 말을 근거로 순식간에 이나은의 학폭 루머가 퍼졌고, 소속사는 확인 결과 사실무근이라며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글을 절대 삭제하지 않겠다던 A씨는 곧바로 글을 지웠다.

앞서 NCT 태용과 SF9 다원도 학폭 루머에 시달렸다. 익명으로 글을 올린 이들은 자신이 동창생인 것을 증명겠다며 졸업앨범, SNS 메시지 등을 인증해 글에 무게를 실었다. 이들은 실제로 동창생인 것은 맞았으나, 일방적으로 왜곡된 주장으로 밝혀졌다. 특히 태용은 제보자가 공개한 메시지 때문에 오랜 시간 동안 비난을 받았으나, 제보자에 의해 편집된 것이 밝혀지면서 사건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는 “태용은 본인으로 인해 중학교 동창들에게 피해가 갈 것을 걱정해 참고 인내했다. 하지만 왜곡된 주장이 반복적으로 이어지고 확산되면서, 태용은 물론 태용의 가족에게까지 사생활 침해, 인격 모독, 명예 훼손 등 심각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법적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전했다.

근거 없는 소문일지라도 일파만파 퍼지기 마련이다. 그룹 AOA 설현은 4년 전 방송에서 시작된 ‘태국 호텔 담배 소동’ 루머의 주인공이 돼버렸다. 한 걸그룹 멤버가 광고 촬영을 위해 태국에 갔을 때 호텔 객실에서 흡연을 해 화재 경보음이 울렸고, 투숙객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있었다는 내용이다. 최근 이 루머 속 인물이 설현이라는 내용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퍼졌고, 때아닌 루머에 휩싸인 설현 측은 “온라인상에 근거 없는 루머와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행위에 대해 법적 조치를 위한 자료를 수집 중”이라고 강하게 부정했다.

그룹 에이핑크 오하영, 트와이스 지효 미나, 구구단 세정 나영 등이 속한 여자 축구 동아리 FC루머 역시 뜻하지 않게 소문에 시달려야 했다. 이들은 축구를 좋아하는 걸그룹을 주축으로 모였는데, 일부 네티즌의 억측으로 인해 남자 축구 동아리와 친목 도모를 위해 모인 팀이라는 황당한 의혹을 샀다. 악의적인 소문이 계속해서 퍼지자 오하영, 세정 등은 직접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소문은 이에 그치지 않고 인신공격, 성희롱으로 번졌다. 결국 오하영의 소속사 플레이엠 엔터테인먼트는 “도를 넘는 악성 게시물의 다수의 사례를 발견한 사실이 있다”며 “팬분들의 제보 및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하였으며, 아티스트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실추 시키는 악성 게시물에 대한 모니터링과 자료 수집을 이어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소희 / 사진=9ato엔터테인먼트 제공




루머가 아닌 사실에서 비롯된 폭로도 분명 존재한다. 이 때문에 익명에 기댄 글이 고통 속에 살아가고 있는 피해자가 겨우 낼 수 있는 목소리라고 하는 이들도 있다. 가해자가 대중의 사랑을 받고 살아가는 연예인이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이유다.

밴드 잔나비 유영현은 폭로로 인해 과거에 발목이 잡히게 된 경우다. 지난해 5월 그는 SNS를 통해 불거진 학폭 논란을 인정하며 자진 탈퇴를 선택했다. 11년 전 일어난 일이었지만, “라이터를 가지고 장난치고 비닐봉지를 얼굴에 씌우고 내 사물함에 장난치는 것은 기본이었다”는 피해자의 증언처럼 결코 과거의 일로 남길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럼에도 사실을 기반한 폭로가 무조건 환영받을 수 없는 것은 알려지지 않아도 되는 사실도 있기 때문이다. 최근 대중의 안타까움을 샀던 배우 한소희는 모친이 갚지 않은 빚 때문에 논란의 중심에 섰다. 2018년 래퍼 마이크로닷의 부모의 사기설이 시발점이 된 연예인 부모 ‘빚투’는 그동안 수없이 터져 왔기에, 한소희도 온라인 커뮤니티에 익명으로 폭로글이 올라오자마자 이슈가 됐다. 결국 한소희는 전후 사정을 설명하기 위해 직접 해명에 나섰다. 그는 블로그를 통해 자신이 5살 때 이혼한 모친의 빚을 성인이 돼 알게 됐고, 자식의 도리로 빚을 변제해왔지만 감당할 수 없이 커졌다고 털어놨다. 이전에도 김혜수, 차예련, 한고은 등도 의절한 부모의 빚 때문에 논란에 휘말리게 되면서 아픈 가정사를 공개해야만 했다.

원칙적으로 이들은 본인의 채무가 아니기 때문에 변제할 의무도 없다. 따라서 익명으로 폭로한 채권자에게 법적 책임을 물을 수도 있다. 김성수 변호사는 22일 방송된 SBS ‘본격연예 한밤’에서 “유명인 가족에게 피해를 입었다고 하더라도 ‘유명인 누구의 가족이 이런 행동을 했다’고 하는 것은 오히려 명예훼손이나 협박죄의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이 부분은 채권자 쪽에서도 주의를 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 소속사 관계자 B씨는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말 그대로 ‘루머’인 이야기를 마치 진짜인 마냥 무차별적으로 폭로하고, 익명이라는 이름 뒤에 숨어서 누군가에게 타격을 입히고 싶어 하는 이들이 요즘 따라 유독 많은 게 사실”이라며 “소속사 입장에서는 이미지 타격, 명예 훼손에 대한 걱정이 있는 것도 맞지만 무엇보다 소속 연예인이 받을 정신적인 충격과 트라우마 등이 더 걱정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다른 연예계 관계자 C씨 역시 “학폭 논란의 경우에도 기준점이 애매모호하다. 루머가 퍼지는 경로도 확실한 정황에 따른 것이 아니라 온라인 커뮤니티 글 하나로 학폭 논란이 생겨난다. 특히 최근 포털 사이트 댓글이 없어지면서 커뮤니티에서 문제가 많이 생겨난다”고 말했다. 이어 “확실한 증거가 있는 학폭 가해자의 경우 팀을 탈퇴하거나 연예 활동을 중단하는 것은 어쩔 수 없이 당연한 일이지만, 아무런 정보 없이 무분별하게 깎아내리기식의 글은 연예인도 회사도 피해를 입게 된다”고 덧붙였다.

/추승현기자 chus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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