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休]한걸음...두걸음...왕릉 걸으며 聖君의 숨결을 느끼다

[여주 역사탐방 나들이]

세종대왕·소헌왕후 잠든 합장릉 지나

500m 올라가면 효종대왕 묻힌 영릉이

능앞에 위치한 세종대왕역사문화관엔

앙부일구 등 애민정신 깃든 유물 가득

여름꽃 활짝핀 황학산수목원도 가볼만

세종대왕이 묻힌 영릉(英陵)은 조선왕릉 중 최초로 한 봉우리에 다른 방을 갖춘 합장릉으로 무덤 배치는 국조오례의에 따라 조선전기 왕릉 배치의 기본이 됐다.




경북 울진 취재 준비를 마치고 출발하려는데 현지 해설사로부터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왕피천 탐방이 위험하니 오지 말라’는 전화가 왔다. 그래서 하릴없이 창밖으로 내리는 비만 구경했다. 점심때가 지나 파란 하늘이 보이길래 잽싸게 카메라를 둘러메고 집 밖으로 나섰다. ‘나오기는 나왔는데 어디로 가야 하나?’ 겨울에는 카메라에 담을 풍광이 없어 눈을 따라다녔는데 한여름에 해를 따라다니게 될 줄은 정말 몰랐다. 해가 떠 있을 동안 끝내야 하는 취재라 당일로 다녀올 곳을 찾다가 경기도 여주로 방향을 잡았다.

여주에 들어서 영릉으로 향했다. 여주에는 영릉이 두 개 있다. 그것도 500m 거리 지척에 붙어 있다. 그중 영릉(英陵)은 조선의 4대 임금 세종대왕과 비 소헌왕후의 합장릉이며 영릉(寧陵)은 조선 17대 왕 효종이 잠든 곳이다. 영릉(英陵)은 조선왕릉 중 최초로 한 봉우리에 다른 방을 갖춘 합장릉으로 무덤 배치는 국조오례의에 따라 조선 전기 왕릉 배치의 기본이 됐다.

하지만 세종대왕의 능은 원래 여주가 아니라 경기도 광주에 있었다. 지금의 서울 서초구 내곡동 헌릉 자리다. 1446년(세종 28)에 세종의 비 소헌왕후가 승하하자 당시 광주(廣州) 헌릉 서쪽에 쌍실의 능을 만들고 오른쪽 석실은 세종을 위해 미리 만들어 놓았다가 세종 승하 후 합장했다. 이후 세조 대에 영릉의 자리가 불길하다는 이유로 ‘능을 옮기자’는 주장이 있었으나 미뤄지다가 1469년(예종 1)에 여주로 이장했다.

세종의 능을 떠나 11시 방향으로 500m 정도 올라가면 효종이 잠든 영릉(寧陵)이 모습을 드러낸다. 효종은 인조와 인열왕후 사이의 둘째 아들로 이름은 ‘호’이고 자는 ‘정연’이다. 1645년 효종대왕의 형인 소현세자가 급사하자 같은 해에 왕세자로 책봉된 뒤 1649년 인조 승하 후 즉위했다. 효종대왕은 재위 10년 동안 전란으로 피폐해진 민생을 복구하는 한편 군비를 확충하면서 ‘삼전도의 굴욕’을 잊지 않고 호시탐탐 북벌을 도모했다.

하지만 왕권(王權)을 압도하려는 신권(臣權)과 충돌했고 북벌의 꿈은 ‘조세를 통한 군비확충으로 기득권을 빼앗길 수 있다’고 생각한 사대부들의 반대에 부딪혔다. 이 같은 시대적 배경이 암살설의 바탕을 이루고 있다.

효종의 머리에 난 작은 종기를 어의 신가귀가 “독이 얼굴로 흘러내려 농증이 생길 수 있으니 침을 놓아 피를 뽑아내야 한다”고 했는데 침을 놓은 자리에서 피가 그치지 않아 그날로 승하했다. 효종의 독살설이 끊이지 않는 것은 어의들조차 “왕의 종기가 대단치 않다”고 말했다는 기록과 ‘침을 놓은 어의 신가귀는 수전증이 심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세종대왕역사문화관 안에는 당대에 꽃피었던 세종의 애민정신과 한글창제 등 문화와 과학의 산물들에 관한 기록이 남아있다.




영릉을 찾았다면 능 앞에 있는 세종대왕역사문화관은 반드시 들러봐야 한다. 문화관 안에는 당대에 꽃피었던 세종의 애민정신과 한글창제, 문화와 과학의 산물들에 관한 기록들이 전시돼있다. 문화관 제2실에는 효종에 관한 기록들이 있다. 대동법 시행과 상평통보 발행 등 치적과 함께 못다 이룬 북벌의 꿈이 온전히 새겨진 전시실에서는 1653년 제주에 표류한 하멜에 관한 기록과 2011년 반환된 외규장각 의궤 중 효종대왕의 비인 인선왕후의 국장(國葬)도감의궤도 볼 수 있다.

전시실과 세종대왕릉 재실 사이에 있는 동상에도 꼭 들러보길 권한다. 이곳에는 세종의 동상과 함께 해시계인 앙부일구, 스스로 작동했던 물시계 자격루를 비롯해 천문관측 도구 혼천의 등이 전시돼있는데 하나같이 그 모양이 정교하고 예술적이어서 기구 앞을 지나는 발걸음이 지체되곤 한다.

황학산수목원은 27만2,922㎡의 면적에 습지원, 석정원, 산열매원, 미니가든, 항아리정원 등 식물의 생태와 기능에 따라 특화한 14개의 테마정원으로 이루어져 있다.


영릉 인근 관광지로는 황학산수목원을 추천한다. 수목원은 27만2,922㎡의 면적에 습지원, 석정원, 산열매원, 미니가든, 항아리정원 등 식물의 생태와 기능에 따라 특화한 14개의 테마정원으로 이루어져 있다. 멸종위기에 처한 단양쑥부쟁이, 층층둥굴레 군락 등 총 1,100여종(목본 350종, 초본 750종)이 식재돼 있다.

수목원은 다양한 산림유전자원을 체계적으로 수집·증식·전시하고 산림생태 교육을 실시하는 한편 자생식물의 복원연구를 수행한다는 점에서 삼림욕장이나 식물원과는 다르다. 관람료는 무료이며 여름에는 오전9시부터 오후6시까지 개방한다. 여주시 황학산수목원길 73. /글·사진(여주)=우현석 객원기자

세종의 동상 앞에 전시된 천문관측 기구인 현주일구. 천문관측기구지만 예술적으로 뛰어나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