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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냐 민폐냐”…뛰고 넘고 매달리는 ‘도시의 이단아’ 파쿠르를 보는 엇갈린 시선

도심 속 건물과 장애물 뛰어넘는 ‘파쿠르’

유럽선 공식스포츠 인정…공원도 수십 개

국내는 위험하다는 인식 속에 따가운 눈총

“허용장소 등 관련 논의 시작해야” 목소리

2018년 5월 18일 터키의 마르딘에서 열린 파쿠르 세계대회에서 한 남성이 파쿠르를 하고 있다./사진제공=EPA연합뉴스




지난주 이름도 생소한 ‘파쿠르’가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화제의 검색어에 올랐다. 서강대에서 한 유튜버가 맨몸으로 건물이나 장애물을 곡예처럼 뛰어넘는 파쿠르 영상을 촬영했다가 고발 당한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번 사례처럼 파쿠르는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 ‘도시의 이단아’ 취급을 받는 게 현실이다. 정식 스포츠로 인정받는 유럽국가들과는 대조적이다. 국내에서도 파쿠르 동호인들이 계속 늘고 있는 만큼 파쿠르의 허용 여부를 둘러싼 본격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외부인의 출입이 금지된 대학 캠퍼스 내에서 몰래 파쿠르를 하다가 고발당한 유튜버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국내에서 파쿠르의 입지는 척박하다. 해외와 달리 국내에서는 단 한 곳의 파쿠르 공원도 없다. 지난 2018년 서울 은평구 ‘서울혁신파크’에 국내 최초의 파쿠르 공원이 문을 열었지만 이곳에서 놀던 아이가 팔을 골절 당하는 사고가 벌어지면서 지난 1일 결국 철거됐다. 국내 파쿠르 1세대인 김지호 파쿠르제너레이션즈 코리아 대표는 “한국에는 파쿠르를 할 수 있는 공간 자체가 부족하다”며 “선유도공원이나 올림픽공원 등에서 파쿠르를 하다가도 경비에게 걸려 많이 쫓겨난다”고 전했다.

2018년 서울 은평구 서울혁신파크 옥상에 만들어진 파쿠르 놀이터에서 시민들이 파쿠르를 즐기고 있다./사진제공=서울혁신파크 블로그


반면 해외에서 파쿠르의 입지는 사뭇 다르다. 세계체조연맹은 지난해 파쿠르를 8번째 기계체조 종목으로 지정한 데 이어 2024년 파리올림픽의 공식종목 지정도 추진 중이다. 2017년 세계 최초로 파쿠르를 공식 스포츠 종목으로 인정한 영국에서는 파쿠르 인구가 10만명을 넘을 정도로 대중화된 스포츠로 자리매김했다. 현재 영국에만 50여개의 파쿠르 공원이 있고, 덴마크도 200개가 넘는 파쿠르 공원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럽에서는 파쿠르 공원에 적용되는 자체 표준규격도 있을 정도다.

그럼에도 국내에서는 여전히 파쿠르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만은 않다. 회사원 최모(32)씨는 “파쿠르는 아동범위가 넓어서 주변에 피해를 끼칠 수도 있다”며 “유튜브에 올라오는 자극적인 영상들을 아이들이 따라할까봐 걱정도 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파쿠르 동호인들은 안타까움을 표한다. 김 대표는 “행인에게 불편을 끼치지 않도록 신경 쓰는데도 파쿠르를 그저 철없는 행위로 낙인찍는 것은 억울하다”고 토로했다.



미국 아이다호주 보이시에 있는 파쿠르 공원에서 사람들이 파쿠르를 하고 있다./Parkour Visions 유튜브 캡쳐


국내에서도 이제 파쿠르의 허용장소나 교육 등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한경 용인대 체육학과 교수는 “안전한 범위 내에서 즐기면 파쿠르도 좋은 운동이 될 수 있다”면서 “파쿠르를 새로운 스포츠로 받아들이고 어디서, 어떻게 즐길 것인지에 대한 논의를 거쳐 공공시설 내 신고제도 등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태영기자 young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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