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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공유경제의 새로운 돌파구

양희동 이화여자대학교 교수·경영학

코로나 확산에 공유경제 업체 휘청

현금수익 안정적 구독경제 도입하고

'지역성' 강화로 취약한 신뢰 확보

플랫폼 IT, 언택트로 진화도 필요

양희동 이화여대 교수




공유경제의 비보가 잇따르고 있다. 우버는 여전히 적자에 허덕이고 있고 중국의 자전거 공유경제 오포는 적자경영을 감당하지 못하고 거의 폐업 직전이다. 에어비앤비·리프트·위워크 등 공유경제 대표주자들의 적자운영도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게다가 공유경제의 대표적 후원자인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도 지난 2019년 1,300억원이 넘는 영업 손실을 본 후 추가 투자에 신중함을 보이고 있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누군가와 물건이나 자산을 공유한다는 개념 자체가 거부감을 주는 사회 분위기 역시 향후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공유경제의 잇단 비극은 비즈니스의 근본을 다시 떠올리게 한다. 수익구조를 포함한 비즈니스 모델을 갖추지 않고는 절대 지속 가능할 수 없다는 아주 원론적인 얘기이다. 이제는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할 때다.

최근 구독경제가 새로운 수익모델로 부상하고 있다. 공유경제도 들쭉날쭉한 거래 수수료나 광고에 기반하기보다 안정적인 현금 수익을 동반하는 월 렌트료 성격의 구독경제 모형을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구입 가격이 부담스럽거나 정기적으로 재구매하게 돼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에 적절한 이 비즈니스 모델은 사용량에 따라 가격수준을 달리 두는 다양한 가격정책도 동반할 수 있어 전략의 탄력성을 제고할 수 있다.



지역성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당근마켓’의 모델은 참고할 만하다. ‘지역 단위 중고거래’라는 독특한 콘셉트를 들고 나온 당근마켓의 가장 큰 특징은 지역 커뮤니티 기반으로 주민들의 네트워킹을 활성화한다는 점, 지역성을 높여 광고의 매력을 높인다는 점, 이동 거리가 짧아 사업상 물류비용이 적다는 점이다. 특히 지역성 강화는 공유경제의 가장 중요한 아킬레스건인 ‘신뢰’ 확보에도 중요하다. 지근거리의 동네나 동네 아파트 단지 단위 거래에서 평판관리가 중요해짐에 따라 소위 ‘공유지의 비극’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플랫폼 정보기술(IT)의 수준을 높여서 언택트 서비스로 진화가 필요하다. 인공지능(AI) 시대는 막대한 데이터 기반으로 지능을 창출해 사용자의 시행착오나 거래비용을 줄여주는 부가 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다. 또 사용자의 평판도 관리될 수 있다. 공유경제 커뮤니티에 비용만 증대시키는 소위 악덕고객은 미리 알아서 사용이 제한돼 공유경제 전체 커뮤니티의 영위를 높일 수 있다. 이에 더해 코로나19로 공유하는 제품에 대한 유지보수·위생확인 등의 부가 서비스가 언택트로 제공될 필요가 있다. 이웃으로부터 전달받는 제품이 청결한지 누가 보증할 것이며, 부품이나 보완재를 조달할 경우 그 사소한 물품이 과연 안전하고 청결한지는 또 어떻게 확인할 수 있는가. 공유경제 플랫폼이 이러한 새로운 시대적 요구에 맞는 지능적인 서비스를 신뢰성 있게 추천하고 보증해준다면 공유경제 플랫폼에 대한 신뢰성은 더욱 배가될 것이다.

비즈니스 모델은 완성된 명사가 아니고 동사인 생물이다. 시대가 변함에 따라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문제점을 재빨리 보완하는 민첩성과 진중함이 요구된다. 투자 리스크를 줄이는 다양한 투자기술이 진화되는 만큼 투자금에 의존하고 있는 공유경제 사업들도 더욱 정교한 비즈니스 모델을 강구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공유경제의 사회적 가치는 여전히 유효하다. 다만 그 가치의 실현 방법이 진부하고 막연할 뿐이다. 이 교훈은 공유경제 민간 사업자뿐 아니라 지방자치단체들이 운영하는 공공 공유경제 서비스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새 시대에 맞는 비즈니스 모델 창출로 제2의 공유경제 황금기가 도래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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