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가 중앙처리장치(CPU) 및 그래픽처리장치(GPU) 성능이 대폭 향상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엑시노스) 공개하며 ‘안드로이드 AP진영’ 1위 등극을 노린다. 특히 삼성전자는 모바일 AP 대부분을 자체 개발하던 전략을 사실상 포기하고, ARM과 AMD와의 ‘파트너십’을 통한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선회했다. 화웨이의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자회사 하이실리콘이 미국 제재로 AP경쟁 구도에서 밀리고 있는 만큼 안드로이드 AP 진영의 1위 다툼은 퀄컴과 삼성전자 간 ‘2파전’이 될 전망이다.
10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달 공개한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노트20’의 유럽 등 기타지역향 모델에 ‘엑시노스990’을 탑재했다. 엑시노스990은 올 상반기 출시된 ‘갤럭시S20’에도 탑재된 AP다. 일각에서는 갤럭시노트20에 ‘엑시노스992’가 탑재될 것이라 예상을 내놓기도 했지만 삼성전자는 이번에 ‘엑시노스 990’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삼성전자가 기대와 달리 신형 AP를 출시하지 않은 이유는 지난해 자체 CPU 개발 프로젝트 ‘몽구스’를 중단한데다 엑시노스에 탑재된 ARM의 ‘말리’ GPU의 성능 향상이 지지부진한 상황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20의 한국·미국·캐나다·일본·중국향 모델에는 갤럭시S20의 한국향 모델 등에 탑재됐던 퀄컴의 ‘스냅드래곤865’ 대비 업그레이드된 ‘스냅드래곤865+’를 탑재했다.
이와 대해 시장 일각에서는 ‘엑시노스의 성능 업그레이드가 더디다’는 비판이 나오지만 삼성 측은 AP 시장의 승부처가 내년이 될 것이라 보고 있다. 모바일 AP는 제작 착수 후 실제 출시까지 1년 이상 걸린다는 점에서 성능이 대폭 향상된 엑시노스가 내년께 출시 가능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CPU 부문에서 ‘팹리스의 팹리스’라 불리는 ARM과 손잡고 ‘코어텍스-X 커스텀’ 기반의 신형 CPU를 개발중이다. 기존에는 ARM으로부터 CPU 설계를 위한 ‘ISA(명령어 집합체)’만 구매했다면 이제는 CPU 공동 개발까지 협업 범위를 넓히고 있다. 김준석 삼성전자 상무는 “삼성전자와 ARM은 강한 기술적 파트너십을 맺고 있으며 안드로이드 생태계의 혁신을 만들어 내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코어텍스-X는 전작인 코어텍스-A 대비 성능이 30% 가량 향상됐다.
삼성전자는 엑시노스의 최대 약점인 GPU 부문에서는 AMD와의 협업 카드로 극복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말리 GPU의 낮은 저전력 성능 때문에 때문에 고성능 게임 이용시 발열 문제로 곤욕을 치른 바 있다. 삼성전자는 엑시노스에 탑재되는 신경망처리장치(NPU)와 통신모뎀 등의 기술 고도화로 퀄컴을 앞지르겠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NPU 인력 규모를 오는 2030년까지 2,000여명으로 10년새 10배 가량 늘릴 방침이다.
/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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